호흡할 때 흉부·복부 제각각 움직인다? ‘수면무호흡증’ 의심해보세요
호흡할 때 흉부·복부 제각각 움직인다? ‘수면무호흡증’ 의심해보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6.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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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부천병원 최지호 교수 연구팀, 최초 연구결과 발표
‘호흡 역학 불안전성’, 수면무호흡증 유무 심각도와 연관 깊어
수면무호흡증 진단·치료 이끄는 새 지표로 유용하게 활용 가능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흉부와 복부의 움직임이 일정하지 않고 각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호흡 역학 불안전성이 수면무호흡증과 연관이 깊다는 연구결과가 최초로 발표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흉부와 복부의 움직임이 일정하지 않고 각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호흡 역학 불안전성이 수면무호흡증과 연관이 깊다는 연구결과가 최초로 발표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단순히 심한 코골이로 여기기에는 위험한 수면무호흡증. 자는 동안 숨을 쉬지 않는 상태로 보통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5번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특히 치매와 심혈관질환 등 전신건강과 연관이 깊다고 보고되면서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판별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가 나와 수면무호흡증 진단과 치료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 교수(수면의학센터장)와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황세환 교수 공동 연구팀은 ‘호흡 역학 불안정성(respiratory mechanic instability, RMI)’ 지표가 수면무호흡증의 유무 및 심각도를 매우 높게 반영한다는 연구결과를 최초로 발표했다.

수면무호흡증환자는 한동안 숨이 막혀 컥컥거리다가 한계점이 지나면 ‘푸’하고 숨을 몰아쉰다. 이때 수면무호흡증환자는 정상인 경우와 흉부와 복부 움직임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상적인 경우 수면 중 바로 누운 자세에서 숨을 들이마실 때 흉부와 복부가 위로 움직이고 숨을 내쉴 땐 흉부와 복부가 아래로 움직인다. 즉 흉부와 복부의 움직임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반면 수면무호흡증환자에서 폐쇄성 무호흡이나 폐쇄성 저호흡 같은 폐쇄성 호흡 장애가 발생하면 흉부와 복부의 움직임이 같은 방향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방향으로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 것이 바로 ‘호흡 역학 불안정성’ 지표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최지호 교수(왼쪽)와 부천성모병원 황세환 교수.

연구팀은 실제로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받은 환자군(n=122)과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대조군(n=67)을 대상(총 189명)으로 ‘호흡 역학 불안정성’ 지표와 ‘수면 호흡 장애’ 지표와의 상관관계를 평가하고 호흡 역학 불안정성 지표를 통한 수면무호흡증 진단 능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호흡 역학 불안정성 지표는 ▲무호흡-저호흡 지수(apnea-hypopnea index, AHI), 산소 불포화 지수(oxygen desaturation index ≥ 3%, ODI3) ▲최저 산소 포화도(minimum oxygen saturation) 등 ‘수면호흡장애’ 지표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호흡 역학 불안정성 지표를 이용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인 곡선하면적(area under the curve, AUC)은 최대 0.91로 분석됐다. 곡선하면적은 1에 가까울수록 진단 정확도가 높다고 판단한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황세환 교수는 “코, 목 등 상기도 협착에 의해 발생하는 수면무호흡증은 비정상적인 흉부와 복부의 움직임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는 이러한 현상이 수면무호흡증의 유무 및 심각도를 매우 높게 반영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호흡 역학 불안정성’ 지표가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교적 정확하고 간단하게 시행 가능한 검사 방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수면무호흡증 환자 진단은 물론, 증상이나 합병증을 예측하거나 치료효과를 평가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성인 폐쇄성수면무호흡증에서 호흡 역학 불안정성과 호흡 지표 간의 연관성(Association of respiratory mechanic instability and respiratory parameters among adults with obstructive sleep apnea)’이란 제목으로 ‘미국이비인후과학회 공식 학술지(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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