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그 압력이 느껴져요:고혈압이 두려운 장기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그 압력이 느껴져요:고혈압이 두려운 장기들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6.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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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혈압은 혈관에 걸리는 압력을 말한다. 압력은 심장이 체내 혈액을 순환시키기 위해 펌프질을 하면서 발생한다. 단, 지속적으로 돌아가는 펌프와는 달리 심장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심장이 쥐여 짜지는 수축기에 혈압은 높아지고 이완 시 혈압은 낮아져 파동 모양을 그리게 된다.

혈압의 단위는 일기예보에서 말하는 기압의 단위와 같으며 사람의 경우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고혈압은 사람보다 높은 수축기 혈압 150을 기준으로 한다. 단, 150이 넘는다고 무조건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표적장기 손상이 있거나 혈압이 180이상일 경우 치료의 대상이 된다. 그럼 표적장기 손상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모든 장기에 혈액을 보내기 위해선 적정 압력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압력은 장기들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고양이의 경우 고혈압으로 ▲눈 ▲신장 ▲심장 ▲뇌 순으로 손상가능성이 높은데 일부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이 있는 고양이의 경우 50% 이상이 눈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보호자 입장에서 이러한 장기 손상을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눈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면 카메라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에 망막출혈 혹은 망막박리 등이 발생해 시력을 잃을 수 있다. 이때 고양이는 의자에 부딪치거나 평상시보다 더욱 조심스러운 행동유형을 보인다. 하지만 고양이는 시력 의존도가 그리 높지 않아 설사 시력이 손상되더라도 보호자가 알아채기 힘들다. 만약 검사를 통해서 고양이가 고혈압으로 판정된다면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필터링, 즉 여과다. 신장에서 이 여과 과정이 일어나는 부위는 사구체인데 전신적인 고혈압이 생기면 사구체에 걸리는 압력이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사구체 압력이 높아지면 소변으로 더 많은 단백질이 빠지게 된다. 쉽게 말해 삼베보자기에 한약을 넣고 막대를 이용해 한약을 짤 때를 생각해보자. 힘을 더 줄수록 한약은 더 잘 짜진다. 마찬가지로 신장이 보자기고 혈액 중에 단백질이 한약이라면 혈압에 해당하는 약짜기 막대로 강한 힘을 줄수록(혈압이 높을수록) 약물이 더 잘 짜지는 것으로(단백뇨가 더 많이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2017년 9월 18일, 2019년 1월 28일자 칼럼 참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백질이 빠지게 되면 신장이 손상될 수 있어 요검사를 통해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또 단백뇨를 줄이기 위해 혈압은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혈압이 높아지는 것에 비례해 심장의 펌프질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헬스클럽에서 사이클 단수를 높일수록 자전거 타기가 힘들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허벅지 근육은 비대해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양이가 고혈압에 걸릴 경우 심장은 과도한 부하로 인해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비대성심근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아파도 티를 내지 않는 고양이의 특성상 심장 이상 관련 징후를 확인하기 힘들지만 깊게 잠 들었을 때 일분당 호흡수가 30회가 넘는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혈압이 높으면 뇌부종, 뇌출혈 등이 발생해 이상행동, 과도한 울음, 고개 숙이기, 공격성 보이기, 발작 등의 증상을 관찰할 수 있지만 위에 세 가지 장기 손상보단 흔하진 않다.

다음 칼럼에선 고양이 고혈압 관련되어 원인, 진단, 그리고 치료 등 전반적인 부분을 알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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