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뚜껑에 세균이 우글우글?
캔 뚜껑에 세균이 우글우글?
  • 이의갑 의학전문기자‧최준호 인턴기자 (junohigh@k-health.com)
  • 승인 2019.06.2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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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모넬라‧황색포도알균 등 검출‧‧‧입 대고 마셨다간 감염 위험
기자가 동네 편의점과 마트에서 직접 확인한 맥주 캔(왼쪽이 편의점, 오른쪽이 마트). 물티슈로 닦아보니 검은색 때가 묻어나왔고 육안으로 봐도 먼지가 쌓여 있었다.
기자가 동네 편의점과 마트에서 직접 확인한 맥주 캔(왼쪽이 편의점, 오른쪽이 마트). 물티슈로 닦아보니 검은색 때가 묻어나왔고 육안으로 봐도 먼지가 쌓여 있었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시원한 청량음료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샤워 후 냉장고에서 청량음료 한 캔을 꺼내 뚜껑을 딴다. 거품이 넘칠세라 서둘러 캔 입구에 입을 댄다. 느껴지는 청량감은 천국 같겠지만 이때 먼지는 물론 각종 세균도 함께 마신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겉모습은 깨끗해보여도 먼지와 세균범벅인 캔 뚜껑 때문이다. 특히 캔 입구 가장자리의 움푹 파인 부분은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있어 오염되기 십상이다. 물티슈나 휴지로 닦으면 검은색 때가 묻어나오기도 한다.

먼지는 닦아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세균은 닦이지 않는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준 교수는 “일반휴지나 물티슈는 닦은 직후부터 세균번식이 시작된다”며 “항균티슈나 스프레이, 알코올솜이나 알코올이 함유된 세정제, 소독용 에탄올이나 과산화수소를 면봉에 묻혀 소독한 후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순천향대학교 미생물연구팀이 2005년 재래시장, 유원지, 공원 등에서 수거한 캔 음료를 검사한 결과 캔 뚜껑에서 미량이지만 ▲살모넬라균 ▲황색포도알균 ▲용혈성바실루스균 등이 검출됐다.

이혜준 교수는 “병원성세균은 오염된 물건을 통해 전파되기도 한다”며 “만성질환자, 어린이, 노인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감염균”이라고 설명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캔 입구를 개별 포장해 오염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물론 비용은 다소 비싸지겠지만 한 번쯤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한 대안이다. 실제로 외국의 프리미엄브랜드에서 이를 도입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기도 했다.

화장실변기에 입을 맞춰도 당장 병에 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변기에 입을 대는 사람은 없다. 더럽고 세균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캔 음료도 마찬가지다. 단 캔 음료가 변기와 다른 점은 입을 대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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