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레깅스의 불편한 진실
편한 레깅스의 불편한 진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6.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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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착용땐 남성 불임-여성 질염·생리통 유발
고온다습한 여름철 날씨는 각종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다. 통풍이 어려운 레깅스를 장시간 착용할 경우 남녀 모두 생식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어 유의해야한다(사진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고온다습한 여름철 날씨는 각종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다. 통풍이 어려운 레깅스를 장시간 착용할 경우 남녀 모두 생식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어 유의해야한다(사진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애슬레저’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애슬레틱(athel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일상에서도 레저활동을 즐기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단어다. 애슬레저가 탄생하면서 이에 걸맞은 복장도 함께 등장했는데 바로 ‘레깅스’다.

레깅스는 뛰어난 신축성으로 인해 격렬한 운동에도 편안히 착용할 수 있어 남녀노소가 즐겨 입는다. 하지만 고온다습한 여름에 레깅스를 장시간 착용하면 남녀를 불문하고 생식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남성의 경우 불임에 유의해야한다. 고환은 인체장기 중 가장 바깥쪽에 노출돼 있어 고환을 둘러싼 음낭은 다른 피부에 비해 피하지방이 적고 주름이 많아 열 발산에 효과적이다. 이 때문에 고환의 온도는 체온보다 2~3도 정도 낮은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남성이 레깅스를 장시간 착용할 경우 항문이나 사타구니 등 Y존에 피부습진을 일으킬 수 있다. 또 고환온도가 상승하고 이것이 지속되면 정자의 운동성이 저하돼 기형정자가 많아지면서 불임을 유발하고 고환주변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정계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가천대길병원 비뇨의학과 김계환 교수는 “남성의 고환온도가 올라가면 정자운동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운동 시 아무리 편해도 레깅스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여성Y존에 유해세균이나 혐기성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질염 위험성이 커진다. 질염은 여성의 70% 이상이 경험하는 질환으로 질 주변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며 가렵고 따끔거리거나 질 분비물이 늘어난다.

또 다이어트와 하체부종을 뺀다는 이유로 압박레깅스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더욱 위험하다. 압박레깅스는 하복부를 강하게 압박해 하체혈액순환을 방해하면서 생리통과 생리불순을 유발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슬기 교수는 “여성의 질은 외부환경에 민감해 스키니진이나 레깅스를 장시간 입을 경우 유해균이 번식해 질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질염악화 시 염증이 자궁으로 번져 자궁내막염, 난소염, 만성골반통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각별히 신경써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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