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뱀에 콱 물렸어요! 어쩌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뱀에 콱 물렸어요! 어쩌죠?
  • 김현욱 24시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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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대표원장
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대표원장

뱀은 5월에서 10월 사이에 지상에서 활동한다. 이 시기에 반려동물은 풀이 우거진 곳에서 산책, 산행을 하다 뱀에 물리는 경우가 흔하다. 기본적으로 개가 먼저 뱀을 건드리지 않으면 뱀이 강아지를 공격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하지만 호기심이 강한 개는 코를 풀에 대고 냄새를 맡기 때문에 뱀에게 입 주위나 목 또는 다리 등을 물리는 경우가 많다. 모든 뱀이 맹독이 있는 것은 아니나 뱀에 물리면 불편과 통증이 유발된다. 특히 독사에 물렸다면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체 없이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한국에 서식하는 뱀은 총 11종이다. 독사 3종과 무독성 뱀 8종이다. 칠점사, 까치 살모사, 불독사는 독을 침투 시킬 수 있는 독침과 독을 가진 독사다. 먹구렁이, 황구렁이, 능사, 화사, 석화사, 실사, 수사, 기름사는 무독성이다. 독사의 특징으로는 삼각형 머리 모양과 수직 형태의 동공, 큰 송곳니 두 개가 있다. 독사에 물린 상처에 송곳니 천공 두 개가 확인되기도 한다. 독사가 지닌 맹독의 종류로 입, 목, 호흡근에 신경 마비를 가져오는 신경독과 출혈, 혈관내혈액응고를 일으키고 조직세포를 파괴시키는 혈액독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독사인 살무사는 혈액독을 가지고 있다.

개가 뱀에 물렸다면 증상은 1시간에서 24시간 내에 발생한다. 뱀의 독 보유 여부에 따라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개가 뱀에 물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
개가 뱀에 물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

■ 무독성 뱀

▲물린 부위의 부종 및 멍 ▲이빨 관통으로 생긴 상처 ▲물린 부위의 출혈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통증과 감염 발생 가능

■ 독사

▲전신 떨림 ▲과도한 침 흘림, 구토 ▲빠르고 얕은 호흡 ▲물린 부위의 상처 색깔 변화 및 괴사 ▲의식 저하, 비틀거리거나 움직이지 못함, 마비 ▲동공확대

뱀의 독 보유 여부, 뱀이 물었을 때 독이 주입됐는지 여부, 뱀의 연령과 크기, 물린 부위, 계절 등에 따라 증상은 경미하거나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심각할 수 있다. 반려견이 뱀에 물린 것으로 의심되면 즉시 동물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송 시 반려견이 흥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스스로 걷거나 뛰지 못하게 하고 앉아서 이동해야 한다.

상처부위를 통해 뱀의 구강 내 세균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비알콜성 소독제가 있다면 상처부위를 소독하고 붕대를 가볍게 감아 물린 부위를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상처부위를 째고 독을 빨아내려고 하거나 토니켓 등으로 상처 윗부분을 압박해 피가 통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응급조치는 상황을 더 악화할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물은 뱀의 사진을 찍어 의료진에게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뱀을 찾느라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보호자가 뱀에 물릴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개가 무독성 뱀에 물린 경우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적합한 항생제, 진통제, 소염제 등으로 치료하게 되며 감염이 동반되지 않는 한 회복은 양호한 편이다. 독사에 물린 경우 독을 중화하기 위한 항독소(코박스 건조 살무사 항독소) 투여 필요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하다면 6시간 내에 사용해야 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산소공급, 수액 등으로 쇼크 치료를 해야 하며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 및 중환자 관리가 필요하다. 경미한 경우 수일 내에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완전한 회복까지 수주가 걸리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뱀에 물려 얼굴이 부은 강아지
뱀에 물려 얼굴이 부은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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