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인공심장수술’로 또 한 번 건강한 ‘숨’ 선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인공심장수술’로 또 한 번 건강한 ‘숨’ 선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7.0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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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경기도 최초 인공심장(LVAD)수술 성공 이어 두 번째 성공 이뤄

“처음으로 편하게 숨 쉴 수 있게 됐어요. 살면서 이렇게 편안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이 인공심장수술로 또 한 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지난 6월 4일 폐동맥고혈압으로 우심장까지 망가진 말기심부전환자에게 인공심장(좌심실보조장치, 이하 LVAD(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수술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최초로 LVAD수술에 성공한 데 이어 두 번째다.

LVAD수술은 좌심실 끝 부분에 LVAD기기를 삽입하는 수술이다. 몸 전체에 피를 보내는 좌심실에 설치하기 때문에 LVAD로 불린다. 이 기기를 삽입하면 펌프를 통해 대동맥으로 혈액을 뿜어줌으로써 좌심실기능을 보조할 수 있다.

이번에 수술받은 김지훈(62세·남·가명) 씨는 심장기능이 15% 정도밖에 안 됐던 말기심부전환자였다. 그는 심실세동 부정맥에 대비해 이식형 심장충격기(제세동기)를 몸 안에 삽입하고 있는 상태였다. 온몸이 붓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하루에 1~2시간 겨우 새우잠을 자는 고통의 나날을 2년간 보냈다고 한다.

유일한 치료는 심장이식. 하지만 O형이었던 그는 긴 심장이식 대기기간으로 수술마저 쉽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진은 그에게 LAVD수술을 권장했고 환자는 고심 끝에 수술받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그가 폐동맥고혈압으로 인해 우심실 기능까지 떨어진 상태여서 예후가 어두울 수 있다는 것.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폐에도 정맥과 동맥, 모세혈관 등 다양한 혈관이 존재하는데 정맥과 모세혈관에 생긴 고혈압은 폐와 심장의 문제로 발생해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폐동맥고혈압은 혈관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좁아지고 우그러든 혈관 때문에 호흡곤란이나 심부전이 발생,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의료진은 “또 우심실 기능이 떨어진 상태면 LAVD가 성공적으로 삽입돼도 좌심실로 오는 혈액 부족으로 결국 LAVD가 제 기능을 못해 사망할 수 있다”며 “만일 수술을 해도 약물로 폐동맥고혈압을 낮추는 동시에 혈류를 원활하게 순환시켜 LAVD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이 LAVD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이 인공심장 (LAVD)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고난이도수술이 예상됐지만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이식/LAVD팀은 힘을 모았다.

우선 흉부외과 이재진 교수가 김 씨 몸에 장착된 심장충격기를 중지시킨 뒤 흉골을 절개했다. 이후 LVAD를 장착하기 위해 연결고리를 심장에 정교하게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됐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각도로 LAVD가 삽입됐다.

의료진은 약물을 통해 폐동맥고혈압을 낮추고 수액투입과 LVAD 펌프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며 혈액이 원활히 순환되도록 했다. 실질적인 수술시간은 1시간 23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 따르면 김 씨는 수술 후 열흘 만에 우심실기능이 좋아지고 다리 부종과 복수가 감소했다. 중환자실에서 서 있는 운동과 걷기운동 등의 재활도 시작했다. 그는 수술 보름 후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었다.

그는 “죽을 각오를 하고 수술을 결정했는데 수술이 끝나고 처음으로 편하게 숨을 쉴 수 있게 되자 이제는 정말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살면서 이렇게 편안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단 LVAD수술을 받으면 심장에 기구가 연결돼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혈전발생과 감염 등에 대한 주의해야한다. 이에 따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이식/LVAD팀은 수술 후 김 씨에게 LVAD 사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흉부외과 이재진 교수는 “수술 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을 고려하여 끊임없는 시뮬레이션을 해서 빠르고 정확한 수술이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며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심장혈관내과 이선기 교수는 “두 번에 걸쳐 LVAD수술에 성공한 것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LVAD팀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며 “그동안 비용문제로 대부분의 말기심부전환자들이 LVAD수술의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작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LVAD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인력기준과 설비기준 등을 갖춰야 함은 물론 최근 2년간 3례 이상 심장이식술을 시행했어야 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2017년 3월 경기 남부권 최초로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한 이후 올해까지 총 5번의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해 LVAD수술 자격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경기도 최초로 LVAD수술 성공에 이어 두 번째 열매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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