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악취, 통증, 배변 문제 까지… 항문낭 관리가 필요한 이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악취, 통증, 배변 문제 까지… 항문낭 관리가 필요한 이유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7.0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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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보호자의 시간은 반려동물의 관리 주기와 함께 흐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려동물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해 꼭 필요한 관리가 주기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항문낭 관리다. 항문낭액의 냄새가 거북해서, 또는 반려동물이 항문낭을 짜는 일에 협조적이지 않아서 관리를 게을리하기 쉽다. 이번 칼럼을 통해 항문낭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다.

항문낭이란 항문 아래 양쪽에 위치하며 항문낭액을 분비하고 저장하는 작은 주머니다. 항문낭액은 동물이 서로를 식별할 수 있게 하는 고유한 냄새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영역 표시를 위해 분비된다. 또한 단단한 변을 부드럽게 배출하기 위한 윤활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체외 배출을 목적으로 생성된 항문낭액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고 항문낭에 고여 있으면 ‘항문낭염’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려동물은 대부분 사료를 먹어 부드러운 변을 보고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항문낭액을 배출할 기회가 많지 않다. 또한 노화로 항문낭을 둘러싼 근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항문 내부에 분비물이 쌓여 항문낭염을 유발한다. 선천적인 분비 능력 저하나 비만이 항문낭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항문낭에 찬 항문낭액은 농축되어 염증을 유발하고 항문으로 이어지는 도관을 막는다. 심하면 항문낭이 파열되기까지 한다.

항문낭염이 발생하면 ▲악취와 함께 ▲항문 주변이 붓고 ▲배변 시 심한 통증을 느낀다. 또한 ▲항문 부위를 바닥에 끌거나 핥는 행동을 보인다. 증상이 심해지면 ▲발열, ▲식욕 저하가 동반되며 고통스러운 배변을 참다가 ▲변비가 발생한다. 잘 먹고 잘 싸는, 반려동물에게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내·외과적 방법으로 진행된다. 내과적 치료로는 항문낭 세척과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대부분 마취 없이도 진행이 가능하고 입원할 필요가 없으나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재발할 우려가 있다. 재발 위험이 없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외과적 치료로 항문낭을 적출하는 것이다. 항문낭은 꼭 필요한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제거가 가능한데 치료 후 한동안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염증이 극심할 때 추천하는 방법이다.

어떤 질환이든 예방을 제대로 해서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항문낭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호자가 주기적으로 항문낭액을 짜주는 것이다. 어렵지 않으니 부지런한 보호자가 되어 꾸준히 관리하길 바란다. 먼저 반려견은 꼬리를 살짝 들어 항문 아래(항문 기준 4시와 8시 방향)를 엄지와 검지로 잡는다. 만지면 조금 단단한 항문낭을 살짝 힘을 줘 누르면 된다.

까다로운 반려묘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항문낭을 짜줘야 한다. 고양이를 뒤에서 안고 양 뒷다리를 모아 한 손으로 고양이의 배 쪽에 가깝게 잡는다. 다리를 잡지 않은 쪽 손바닥으로 뒷다리 관절부터 항문 방향으로 밀듯이 수차례 쓰다듬으면 항문낭액이 배출될 것이다. 항문낭액이 옷에 묻으면 심한 악취가 오래가므로 목욕 중에 짜거나 반려동물의 엉덩이를 티슈로 넓게 받치고 짜기를 추천한다. 반려동물의 반항이 심해 항문낭 짜는 일이 부담된다면 동물병원을 찾아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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