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집 뚱냥이를 위한 다이어트 대작전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집 뚱냥이를 위한 다이어트 대작전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7.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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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우리 고양이는 너무 먹는 걸 좋아해서 탈이에요.” 혹은 “고양이가 많이 먹는 것 같지 않은데 잠만 자고 살이 쪄요.” 이런 말을 하는 보호자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고양이 비만에 관해 함께 고민해 보려고 한다.

비만 고양이의 말랑말랑 찹쌀떡 같은 뽀얀 뱃살은 간직하고 싶고 만지고 싶은 유혹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고양이의 건강을 위해 몸무게를 조금 줄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 또한 집에서 먹을 것을 너무 좋아하고 통통한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고양이의 몸매관리를 평생의 과업으로 삼고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체중이 적게 나가는 마른 고양이보다 식욕이 좋은 약간 통통한 고양이가 더 건강한 듯하다. 하지만 비만은 만병의 적이다. 모든 성인병의 위험인자를 다 가지고 사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고양이가 유연하고 관절이 튼튼해도 퇴행성 관절염 같은 근골격계 질환에도 취약해진다.

고양이는 사람이 주는 음식만 먹으므로 식사 조절이 가장 쉬운 체중조절 방법이다. 야생하던 시절에는 사냥을 해서 먹이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많이 움직이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살다 보니 과체중이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거의 실내생활을 하며 건사료 위주로 식사를 하게 됐다. 건사료는 정말 편하고 좋지만 제조, 유통, 보관의 특성상 탄수화물이 필요량보다 많이 들어간 게 사실이다. (그레인프리 사료라고 탄수화물이 안 들어간 건 아니다.)

그래서 치아관리만 잘 한다면 캔과 파우치에 든 습식사료가 육식동물인 고양이에게는 더 적합한 식사가 된다. 게다가 부족한 음수량도 채워줄 수 있다. 실제로 통통한 고양이에게 건사료 급여를 줄이고 습식사료 급여를 늘리면 체중이 빠지고 잘 유지된다. 다만 여름에는 먹다 남긴 습식사료가 쉽게 상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한 시간 안에 다 먹을 수 있는 양으로 급여하거나 아이스팩을 밥그릇 아래 깔아주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건사료를 주면서도 체중 조절이 가능하다. 이런 경우 일반 사료의 양을 줄이기보다는 체중조절용 사료를 주면 효과가 배가 된다. 무작정 사료의 양을 줄이면 다른 심리적, 행동학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여러 브랜드에서 체중조절용 사료가 나오고 있다. 수의사와 상담한 후 고양이의 과체중, 비만 정도에 따라 적합한 사료를 추천받을 수 있다. 요즘은 비뇨기 질환과 체중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복합기능성 사료도 나온다.

체중관리에 도움이 되는 두 번째 방법은 고양이와 열심히 놀아 주는 것이다.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는 아무래도 먹고 자고 뒹굴뒹굴하게 마련이다. 우다다하고 열심히 뛰어다니던 아깽이 시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어느새 곁에는 늘어진 뱃살을 뽐내는 성묘가 있다. 낚싯대라도 열심히 주기적으로 흔들어 주고 뒷발 팡팡용 캣닢 쿠션이라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고양이는 항상 나와 있는 장난감에는 금방 싫증을 낸다. 따라서 놀이시간이 끝난 후에는 혼자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 1~2개만 꺼내 놓고 나머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다양한 장난감을 이용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놀아 준 후 칼로리가 높지 않은 간식을 소량 급여하면서 폭풍 칭찬을 해주면 놀이에 대한 보상을 통해 흥미를 계속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요즘은 사람이 쓰는 러닝머신처럼 고양이가 스스로 사용하는 ‘캣휠’이라는 놀이 겸 운동기구가 보호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낯선 장소와 물건에 경계심이 많은 고양이에게는 기구에 캣닢을 뿌려주거나 저칼로리 간식을 소량 사용해 천천히 적응시킨 후 사용 시간을 늘려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푸드토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고양이가 푸드토이를 가지고 놀면 밥을 천천히 오래 먹게 되며, 어쩔 수 없이 머리도 써야 하고 몸도 써야 한다. 놀이와 운동을 하면서 공복감도 해소하고 지루할 틈이 없다. 일석 3, 4 ,5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검색 사이트에서 ‘cat food toy’, ‘cat food puzzle’만 검색해도 굉장히 많은 푸드토이가 소개된다. 필자도 집에서 적극적으로 푸드토이 3~4가지를 번갈아가며 활용하고 있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사실 비만이 오지 않도록 미리 조심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이미 고양이가 비만 상태라면 고양이의 체중관리를 도와주는 게 고양이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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