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 이야기] 음식만 먹었다 하면 이에 낀다고요?
[김현종의 건치 이야기] 음식만 먹었다 하면 이에 낀다고요?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7.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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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질긴 나물을 먹거나 고기를 먹고 난 후 치아 사이에 음식이 끼어 불편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유독 치아 사이에 음식이 많이 끼는 것 같다면 한 번쯤 자신의 구강건강상태를 점검해봐야한다.

치아 사이에 음식이 끼는 가장 흔한 이유는 치아 사이에 공간이 있어서다. 공간이 생기는 이유 역시 다양한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충치다.

음식이 끼면 당 성분이 세균의 먹이가 되면서 입안 환경이 산성으로 변해 충치가 생긴다. 그 후 공간이 넓어지면 음식이 더 많이 끼면서 충치가 빠르게 진행된다. 이가 시리거나 통증이 심하면 이미 충치가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치아 사이 공간이 생기는 또 다른 이유는 잇몸병 때문이다. 치아는 정상적으로 약 100μm만큼 움직인다. 평소에는 이런 움직임을 많이 느낄 수 없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치아를 움직여보면 이 느낌을 알 수 있다. 이는 치아와 잇몸뼈를 연결하는 치주인대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만일 잇몸병으로 치주인대가 병들면 잇몸뼈가 녹아 치아가 움직인다. 평소에는 잇몸뼈와 입술 그리고 혀의 힘이 균형을 이루다 잇몸뼈가 버티는 힘이 약해지면 치아가 앞쪽으로 밀리는 것. 이로 인해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겨 음식이 끼는 것이다. 이 경우 스케일링과 잇몸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아야한다. 그래야 비정상적인 치아의 이동을 막을 수 있다.

야속한 나이도 원인이다. 나이 들면 주름이 생기고 머리가 하얘지는 것처럼 입안에도 노화가 일어난다. 대표적인 노화현상이 바로 ‘치은퇴축’이다. 잇몸뼈가 녹거나 단단했던 잇몸이 줄면서 치아는 길어지고 잇몸은 점점 내려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치아 사이에 공간이 넓어지면서 음식이 많이 끼는데 이때 이쑤시개보다는 치실이나 치간칫솔 사용을 권장한다. 이쑤시개를 사용해 계속 잇몸을 자극하면 염증이 악화돼 잇몸이 더 내려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갈 때는 치아 표면이 닳으면서 치아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겨 음식이 많이 끼게 된다.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분이 파여 빈 공간이 생겨도 음식이 많이 낀다. 예전에는 잘못된 칫솔질이 원인이라는 얘기들이 많았지만 그보다는 씹는 힘이 너무 과해 치질이 부서져 나가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마모된 부분은 치아 색이 나는 레진이나 글래스 아이어노머라는 재료로 채워주면 음식이 끼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음식이 치아에 끼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일단 음식이 이에 잘 껴 유독 불편하다면 구강환경이 좋지 않다는 신호로 치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치아건강에는 자극적인 이쑤시개보다는 치실이나 치간칫솔 같은 구강용품이 낫다는 것을 기억하자. 통증이 심하면 원인을 찾아 빨리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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