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개에게 흔히 나타나는 선천성 심장질환 알아보기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개에게 흔히 나타나는 선천성 심장질환 알아보기
  • 김태영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7.1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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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심장은 생명 유지에 가장 중요한 장기다. 이는 강아지도 마찬가지다. 심장병은 흔히 나이가 들면 문제가 되는 노령성 질환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동물병원에서 심장병 관리를 받는 대부분 환자는 노령견이다. 그러나 태어났을 때부터 심장병을 가지고 있는 반려견도 있다.

선천성 심장질환은 판막의 기형이나 태아 때 심장 구조물이 출생 후 완성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반려견에게 나타날 수 있는 선천성 심장질환은 다양하다. 그중 동맥관개존증, 폐동맥협착증 및 대동맥 협착증이 흔하다. 이런 심장질환은 출생 후 심장이 작동하면서 점점 악화한다. 그러므로 어린 강아지의 신체검사가 아주 중요하다.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면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다.

반려견 심장에 발달상의 결함이 있다면 비정상적인 경로로 혈류가 흐르게 돼 심장 잡음이 생길 수 있다. 선천성 심장질환은 모두 심장 잡음을 유발하며 질환별로 각각 다른 원인과 치료법이 있다.

■ 동맥관개존증(PDA)

소형견에게 가장 흔한 선천성 심장병은 동맥관개존증이다. 태아 때 폐는 원래 기능을 하지 않는다. 대신 태반을 통해 어미로부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을 받는다. 그러므로 폐동맥에서 폐를 거치치 않고 대동맥으로 혈액이 이동할 수 있는 혈관 ‘동맥관’이 존재하게 된다. 태어나서 스스로 호흡을 시작하면 이 동맥관은 퇴화해 폐쇄되는 것이 정상이다.

동맥관개존증은 이런 과정이 일어나지 않아 발생하는 질병이다. 혈액 중 일부가 전신으로 순환되기 전에 동맥관을 통해 폐동맥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폐동맥에는 이미 전신순환을 거쳐 들어온 혈액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폐에 들어가는 혈액량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폐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폐와 연결된 좌심방, 좌심실에도 더 많은 혈액이 흐르게 돼 결국 심장에 과부하가 지속돼 심장의 모양이 변하고 기능이 떨어진다. 이는 폐성 고혈압, 폐부종, 이첨판막 폐쇄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맥관개존증을 치료하지 않은 환자 중 50% 이상은 1년 안에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조차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에도 심장약을 계속 먹여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조기발견과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수술로 치료하면 정상으로 태어난 강아지와 차이 없이 잘 지낼 수 있다.

비정상적인 혈류를 막기 위해서는 동맥관을 폐쇄해야 한다. 가슴을 여는 수술을 통해 동맥관을 결찰하거나 심장 중재술을 이용한 최소 침습 기법으로 동맥관을 막는 장치를 장착해 치료할 수 있다.

■ 판막협착증

정상적인 혈관 통로가 좁아지면 혈액이 심장에서 폐나 몸으로 이동하기가 어려워진다. 선천성 판막 협착은 주로 폐동맥 또는 대동맥 판막에 영향을 미친다. 대형견은 주로 대동맥협착증에 걸리기 쉽지만 중소형견은 폐동맥협착증이 발생할 비율이 높다.

폐동맥협착증은 비정상적으로 판막이 형성돼 폐동맥 판막부위가 좁아지는 현상이다. 이런 협착증 때문에 우측심장의 기능부전이 발생하게 된다. 질환의 경중에 따라 환자 중 일부는 약물치료 없이 정상적으로 수명을 누리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2~3세에 증상이 나타나며 우심부전 증상까지 나타날 수도 있다.

대동맥협착증은 주로 대동맥 판막 바로 아래쪽에서 협착이 일어나는 것이다. 생후 8주 이내에 대동맥 판막 주변에 발생하는 섬유성 변화로 일어난다. 전신으로 혈액을 운반하는 대동맥에 이상이 생겨 좌심부전 및 부정맥이 나타난다. 또한 판막의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며 급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경증이라면 강아지의 삶과 수명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 않는다.

협착증과 같은 선천성 심장결함은 강렬한 활동 후에 갑자기 힘이 빠지고 축 처지거나 실신을 하는 등의 증상 때문에 먼저 발견될 수 있다. 운동 후에 약해지거나 쓰러지는 것은 운동이 심장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풍선성형술이라 불리는 최소 침습적 심장중재술은 이러한 협착증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심장카테터를 사용해 협착된 판막 부위에서 풍선을 부풀려 판막부의 개방을 넓히고 혈액의 흐름을 개선하게 된다.

선천성 심장질환은 강아지가 태어나면서 지니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예방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조기 발견과 치료는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 강아지가 심장에서 잡음이 들린다고 해서 무조건 선천성 심장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강아지는 어린 나이에 부드러운 심잡음이 정상적으로도 들릴 수 있다. 또한 보통 이런 유형의 심잡음은 강아지가 4개월에서 6개월이 될 때쯤에 저절로 사라진다.

6개월 이후에도 심잡음이 여전히 존재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추가적으로 심장초음파 검사를 포함해 정밀한 검사를 받아서 평가해봐야 한다.

흔히 강아지의 예방접종이나 중성화수술을 위해 동물병원에 내원할 때 청진으로 심장의 선천적 이상이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강아지에게 선천적 심장병이 발견된다면 동물병원에서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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