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유전성 암, ‘NGS검사’로 조기발견·치료율 높인다
[특별기고] 유전성 암, ‘NGS검사’로 조기발견·치료율 높인다
  • SCL 서울의과학연구소 황금록 전문의(진단검사의학과)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7.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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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록 SCL 서울의과학연구소 전문의(진단검사의학과)

국내 사망 원인 1위 ‘암’. 위암을 비롯해 간암·대장암·폐암·유방암·자궁암·구강암·갑상선암·전립선암·췌장암 등 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는 약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전체 암 발병 원인 가운데 세대를 통해 유전돼 발병하는 유전성 암이 약 10%를 차지한다.

유방암과 난소암의 경우 대부분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약 5~10% 가량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병인성 유전자 변이(pathogenic variant)에 의해 발생한다.

이 중 BRCA1/2 유전자는 해외 배우인 안젤리나 졸리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이슈화된 바 있다. 유전성 유방암-난소암의 가족력이 있던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검사에서 BRCA1 유전자의 병인성 변이를 확인한 후 예방적 치료법으로 유방·난소 절제술을 받으면서 유전성 암 유전자 검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BRCA1/2 유전자의 병인성 변이를 보유한 여성이 일생 동안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약 56~87%, 난소암에 걸릴 확률은 약 27~4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여성이 일생 동안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약 7% 이하,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약 2% 이하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BRCA1/2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 외에도 췌장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RCA1/2 유전자는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hereditary breast and ovarian cancer syndrome)의 주요 원인 유전자로 알려졌지만 유전성 유방암 및 난소암의 발병에는 BRCA1/2 외에도 다양한 유전자들이 관여한다.

유전성 유방암의 약 52%, 유전성 난소암의 약 63%는 BRCA1/2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지만 나머지 절반의 환자들은 다른 유전자 변이(PALB2, TP53, BRIP1, PTEN, CDH1, MLH1, MSH6, PMS1, BARD1, NF1, CDKN2A, ATM, CHEK2, RAD51C, RAD51D, RAD50, NBN 등)가 암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유전성 유방암 및 난소암의 원인 유전자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BRCA1/2 유전자뿐 아니라 기타 암 연관 유전자들을 동시에 검사하는 것이 유용하다.

NGS 검사가 진단검사 분야에 도입되기 전에는 생어 염기서열분석법(Sanger sequencing)으로 개별 유전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이 방법은 현재도 염기서열분석법의 표준방법이지만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염기서열의 길이가 제한적이고 여러 유전자 변이를 동시에 분석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과 인력, 검사비용이 소도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이용해 다수의 유전자 변이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게 됐다.

NGS는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의 범위가 넓고 대량의 유전정보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어 대용량 염기서열분석법(massively parallel sequencing)라고 부르기도 한다. NGS 장비에서 생성된 대량의 데이터는 여러 단계로 이뤄진 생물정보학 알고리즘을 이용해 분석된다. 분석결과 발견된 유전자 변이들은 최신 연구자료와 변이 예측 프로그램 등을 토대로 질병과 연관된 병인성 변이와 정상(양성) 변이로 구분된다.

NGS 기술을 이용한 유전성 암 유전자 패널검사에서는 유전성 유방암, 난소암에 대한 원인 유전자뿐 아니라 유전성 경향이 강하고 발병빈도가 높은 대장암, 위암, 췌장암, 전립선암, 자궁내막암, 내분비암 등과 연관된 유전자의 변이 여부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다.

다수의 유전성 암 원인 유전자 변이는 상염색체 우성 양상으로 유전된다. 따라서 직계가족이나 친척 중 두 명 이상의 암 환자가 있는 경우, 50세 이전 젊은 나이에 암이 발생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유전성 암 유전자 검사를 권장한다. 유전성 암 유전자 패널검사에서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병인성 변이가 발견되면 해당 암에 대한 정기적 추적관찰을 통해 조기진단율과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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