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공간이 별도건물에 마련됐다는 사실에 놀랐다. 서울의 대학병원에서조차 호흡기센터는 그저 여러 센터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산대병원은 2010년 보건복지부 지정 권역별호흡기센터 사업수행기관으로 선정된 이후 만반의 준비를 갖춰 2015년 12월 지하 5층, 지상 13층에 180병상(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26병상 포함)의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이하 센터)를 개소했다.
■과감한 투자로 눈부신 성과 이루다
계절을 가리지 않는 미세먼지 때문에 더욱 중요해진 호흡기질환. 부산대병원은 그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인력과 장비 등 인프라구축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그 결과 센터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우선 2015년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말초기관지 내부까지 삽입할 수 있는 ‘방사형 기관지내시경초음파’를 도입, 기흉 등의 부작용 없이 많은 환자에게 안전한 조직검사를 시행했다.
2017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가상 기관지내시경 내비게이션’은 진단은 물론 시술안전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보통 말초폐병변을 조직검사할 때는 미로처럼 복잡한 말초기관지 때문에 진단율이 40~50%로 떨어진다. 하지만 가상 기관지내시경 내비게이션은 CT를 이용해 말초기관지의 형태를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재구성한 뒤 말초폐병변까지 기관지내시경 진입경로를 훤히 보여줌으로써 진단율을 70~80%까지 끌어올렸다.
이민기 센터장은 “호흡기내과 의료진들은 이러한 장비를 현장에서 신속·정확하게 다루기 위해 해외선진병원에서 연수를 받을 정도로 열정을 다했다”며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올해 6월 5일 기관지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한 말초폐병변 조직검사 1000례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집중호흡재활로 회복까지 완벽하게
센터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전문 호흡재활치료실까지 갖췄다. 부산대병원은 센터 개소 이후 이듬해 3월부터 호흡재활치료실을 열고 질환 초기부터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흉부외과, 재활의학과 등의 긴밀한 협진을 통해 맞춤재활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자가 호흡재활치료실을 방문한 날에도 많은 환자가 재활치료 중이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하는 환자부터 전문치료사의 지도 아래 호흡운동을 하는 환자까지 각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센터 운영지원실 윤이나 간호사는 “호흡재활대상자로 선정되면 폐기능, 운동능력,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한 후 개인별로 맞춤재활치료프로그램을 처방 받는다”며 “퇴원 후 집에서도 환자 스스로 재활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재활치료교육도 꾸준히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민기 센터장은 “지역사회는 물론 2016년부터 전국 의료진을 대상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 호흡재활워크숍을 개최, 의료진에게도 호흡재활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있다”며 “호흡기질환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조기진단부터 치료, 재활까지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게끔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2016년 12월부터 만성호흡부전재활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기존에 비해 40~100%까지 더 지원받을 수 있다”며 “부담 없이 적극적으로 재활치료에 참여해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기 바란다”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