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블링’ 네일아트, 아름다움 빙자한 신체가혹행위
‘블링블링’ 네일아트, 아름다움 빙자한 신체가혹행위
  • 한정선 기자(향장학 박사) (fk0824@k-health.com)
  • 승인 2019.07.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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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블링’ 네일아트, 아름다움 빙자한 신체가혹행위

‘톡’ 경쾌한 소리를 내며 네일아트로 화려한 색감을 낸 손톱이 부러졌다. 매일 쉴새 없이 노트북자판을 두드리며 급한 성격 탓에 고무장갑조차 끼지 않고 설거지와 빨래를 해댄 결과다. 
가만히 보니 부러진 손톱은 둘째치고 남은 손톱도 군데군데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네일아트로 인한 즐거움은 보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아쉬움과 실망으로 남았다.

매일 0.1mm씩 자라는 손톱
손톱은 하루에 약 0.1mm씩 성장하며 대략 6개월마다 교체된다. 약 7~10%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 손톱은 표피에서 유래돼 모발과 유사한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이뤄져 있으며 손가락 및 발가락 말단부를 보호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손톱은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창’ 
손톱은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창으로 비유된다. 손톱뿌리가 흰색의 반달모양에 연분홍색을 띠면 건강한 손톱이다. 
만일 손톱색깔이 지나치게 하얗다면 빈혈을, 붉은색이면 혈관질환을 의심할 수 있으며 손톱이 너무 얇거나 자주 갈라지면 단백질이나 철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따라서 수시로 손톱을 관찰해 내 몸의 건강신호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아름다움에 대한 여성의 끝없는 욕망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여성의 욕망은 손톱을 화려하게 치장하려는 시도 역시 다양화시켰다. 단순한 인조손톱활용을 넘어 뚜껑을 열기만 해도 코를 찌르는 매니큐어와 UV램프를 오가며 딱딱하게 굳히는 젤네일까지! 손톱 위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방법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네일아트가 손톱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젤네일은 얼핏 ‘블링블링’ 화려해 보일 수는 있지만 또렷하고 화려한 컬러에 가려져 자칫 몸이 보내는 건강신호를 놓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그런데 이처럼 화려한 네일아트는 과연 손톱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매니큐어의 독성성분
매니큐어의 성분은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합성수지, 용제, 가소제, 색소로 이뤄진다. 이 중 일부에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는데 대표적인 성분이 톨루엔(Toluene)과 트리페닐인산(Triphenyl Phosphate),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등으로 환경호르몬 또는 생식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들이다.   

매니큐어, 건강에 악영향 
일단 이 물질들은 손톱 위에 바르는 것 외에 공기 중 흡입을 통해서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네일아트를 받는 소비자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일아트 전문가들에게도 위험하다.  

젤네일용 메니큐어 VS 일반 매니큐어
특히 젤네일용 매니큐어는 일반 매니큐어보다 손톱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수분과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하기 어렵게 만든다. 게다가 화려한 색을 표현하기 위해 쓰는 색소는 손톱 위에 지저분한 착색을 유발하기도 한다.  

젤 네일 굳힐 때 자외선강도 너무 높아져 
또 젤네일 매니큐어의 경우 바른 후 UV램프에 굽고 굳히는 과정을 거치면서 불필요한 자외선에 노출된다. 이때의 자외선강도는 하루 중 가장 강한 자외선보다 약 40%나 높은 수치라고 하니 피부와 손톱건강을 해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 아닐까라는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손톱을 상하게 하는 적극적인 방법 ‘네일아트’
젤네일 매니큐어는 바를 때는 물론 색소를 제거할 때도 적지 않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일반 매니큐어는 리무버로 비교적 간편하게 지울 수 있지만 젤네일의 경우 좀 더 복잡하다. 우선 젤네일 제거용 리무버를 이용한 뒤 사포나 플라스틱막대로 손톱 위의 잔여색소를 마모시키는 과정을 거쳐 제거한다. 

자칫하면 조갑박리증까지 유발 
이 때 리무버의 주성분인 아세톤의 강한 휘발성은 손톱을 지나치게 건조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수분과 영양부족으로 약해진 손톱은 쉽게 갈라지고 부서진다. 결국 손톱의 표면장력이 약해지면서 손톱과 그 밑의 피부를 분리시키는 ‘조갑박리증’까지 유발시킬 수 있다. 

녹농균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네일아트!
네일아트를 할 때는 공통적으로 손톱뿌리부분의 큐티클을 제거하는데 외관상 보기는 싫지만 단단하게 밀착된 큐티클은 손톱을 튼튼하게 지지해주고 세균침입을 막는다. 하지만 큐티클을 지나치게 제거하면서 벌어진 틈새 사이로 세균이 흡수돼 손톱이 녹색으로 변하는 ‘녹농균’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아름다움 빙자한 신체가혹행위 
이쯤 되면 네일아트는 손톱의 아름다움을 빙자한 신체가혹행위라 해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문득 어릴 적 하얀 백반에 봉숭아꽃잎을 곱게 빻아 칭칭 감은 봉지 안으로 밤새 물들여지는 날을 기다렸던 추억이 떠오른다.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 위의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고 믿었던 시절이다. 

봉숭아손톱보다 백배 천배는 화려한 네일아트가 지나간 지금 필자의 손톱 위에는 어릴 적 봉숭아 물이 남겨주던 아련한 감성은 1도 남아 있지 않다. 단지 무미건조하게 손상된 케라틴으로만 존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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