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물 먹는 하마가 된 강아지, 원인은 쿠싱증후군!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물 먹는 하마가 된 강아지, 원인은 쿠싱증후군!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7.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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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우리 집 강아지가 물을 너무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눠요. 몸매에도 변화가 생겼는데요. 수컷인데도 마치 임신한 것 마냥 배가 빵빵해요.”

반려동물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이런 증상으로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견이 무척 많아졌다. 환자는 쿠싱증후군으로 알려진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을 앓고 있었다. 이는 대표적인 강아지 호르몬 질환이다. 보통 8세 이상 강아지에게 발병하니 노령견 보호자는 오늘 칼럼을 유심히 읽어주기 바란다.

부신은 신장 위에 붙어 있는 내분비 기관이다. 바깥 부분인 피질과 속 부분인 수질로 나뉜다. 피질에서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반응하고 면역체계를 조절하며 체중과 피부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등 신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코르티솔도 과유불급이다. 어떠한 원인으로 너무 많이 분비되면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하 쿠싱증후군)이라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물을 많이 마시고(하루 음수량이 kg당 100ml 이상이면 ‘다음’이라는 증상으로 판단한다.) ▲소변을 많이 보는 것이다. 또한 ▲식사량이 늘며 ▲쉬고 있는대도 헥헥거리고 ▲올챙이배처럼 배만 볼록해지며 ▲피부가 모세혈관이 잘 보일 정도로 얇아진다. ▲등줄기를 따라 대칭성으로 탈모가 일어나거나 ▲각질, 발적 등 피부질환이 잦아지기도 한다.

쿠싱증후군의 원인은 뇌하수체 종양, 부신 종양, 스테로이드 과다(또는 장기) 복용으로 나눈다. 이중 뇌하수체 종양이 80~85%를 차지한다. 뇌하수체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부신피질이 코르티솔을 분비하도록 유도)을 생산하는데, 뇌하수체의 전엽이나 중엽에 종양이 생기면 이 호르몬이 과다 생산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츄, 푸들, 몰티즈, 요크셔테리어, 비글, 닥스훈트, 슈나우저 등에게 비교적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부신 활성을 조절하는 약물을 투여해 치료할 수 있다. 예후도 좋은 편이다. 단 완치는 불가능하다. 약물을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 주기적인 호르몬검사로 적절한 약물의 용량을 정해야 하며 이때 수의사의 노하우가 상당히 중요하다.

부신 자체에 종양이 생겨도 쿠싱증후군이 일어난다. 이러한 경우는 주로 리트리버와 셰퍼드 등 대형견에게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면 완치할 수 있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라면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복용 문제로 발생한 ‘의인성’ 쿠싱증후군은 수의사의 판단하에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조절해서 치료한다.

쿠싱증후군을 방치하면 고혈압, 췌장염, 폐혈전증, 당뇨병 등 골치 아픈 합병증이 따라온다. 그러므로 의심 증상이 발견될 경우 하루라도 빨리 동물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게 해주기 바란다. 그래야 사랑하는 강아지가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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