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견 장수의 걸림돌 ‘당뇨병’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견 장수의 걸림돌 ‘당뇨병’
  •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0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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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국내 당뇨병 환자가 무려 5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당뇨대란이다. 반려동물에게 전염이 된 것일까. 요즘 동물병원에서도 당뇨병 환자를 꽤 많이 접한다. 이는 반려견의 수명이 계속 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려견 당뇨병도 사람 당뇨병처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골치 아픈 합병증이 따라온다. 당뇨병으로 목숨을 잃을 확률도 무시 못 한다. 이번 시간에는 반려견 당뇨병을 알아보기로 하자.

당뇨병이란 말 그대로 소변에 당이 섞여 나오는 질환이다. 왜 이런 상태가 나타날까? 반려견이 먹은 음식은 당으로 바뀌며, 당은 혈액을 타고 인슐린의 도움을 받아 몸 전체의 세포에 공급돼야 한다. 그런데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당은 계속 혈액 내에 쌓여 고혈당증이 나타난다. 그리고 넘쳐나는 당은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에너지원인 당을 세포가 흡수하지 못하니 몸은 많은 음식을 요구하게 되어 있다. 즉 다식하게 된다. 또한 당이 자주 소변으로 배출되기에 수분 부족으로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그래서 다식(多食), 다음(多飮), 다뇨(多尿)를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본다. 이외의 증상으로 ▲체중감소 ▲안구 혼탁 ▲기력 저하 ▲침울 ▲쇠약 ▲구토 ▲윤기가 없는 털 등을 들 수 있다.

강아지의 당뇨병도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한다. 제1형은 인슐린의존성 당뇨병이다. 췌장 세포의 선천적인 손상 때문에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아예 분비되지 않는 것이다. 제2형은 인슐린비의존성 당뇨병이다. 비만 등 여러 원인으로 몸이 인슐린에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상태다. 강아지는 대부분 제1형 당뇨병에 걸린다. 참고로 사람 당뇨병과 달리 제1형인지 제2형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당뇨병에 걸렸는데 제때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백내장, 방광염, 세균성 피부염, 자궁축농증 등 합병증이 따라오며 최악의 경우 케톤성 당뇨병으로 악화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케톤성 당뇨병이 생기는 과정은 이렇다. 신체는 당이 부족해 에너지를 낼 수 없게 되자 지방을 분해해 케톤체를 만들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케톤체는 산성이 강하므로 케톤체가 많아지면 몸이 점점 산성으로 변한다. 몸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산성이 강해지면 대사 과정이 멈추고 목숨이 위험해지는 것이다. 케톤성 당뇨병이 생기면 소변에서 케톤체가 검출된다. 몸에서 아세톤 냄새가 나고 심한 식욕저하, 구토, 혼수상태 등이 나타난다.

당뇨병을 앓는 강아지는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수의사가 혈당 곡선을 그려 적절한 인슐린 농도를 설정하면 보호자는 강아지에게 매일 인슐린 주사를 놓아야 한다. 인슐린 농도는 주기적인 검진으로 조절한다. 당뇨병 관리의 핵심은 치명적인 고혈당이나 저혈당을 피하는 것이다. 즉 정상 혈당 유지다.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식사를 급여하거나 규칙적으로 운동을 시키는 것도 관리에 도움이 된다.

보호자가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으로 당뇨병을 잘 관리하면 강아지는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다. 오늘 칼럼이 노령 반려동물의 거침없는 장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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