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암컷 개에게 치명적인 ‘자궁축농증’, 확실한 예방법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암컷 개에게 치명적인 ‘자궁축농증’, 확실한 예방법은?
  • 김하나 24시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팀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03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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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팀장
김하나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팀장

며칠 전 보호자가 외음부에서 혈액 섞인 삼출물이 나오는 반려견을 데리고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다. 환자는 체온이 높고 기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였다. 검사 결과 환자는 자궁 안에 세균이 증식해 고름이 가득 찬 자궁축농증에 걸린 것으로 진단됐다. 3일 전부터 삼출물이 있었지만 보호자는 발정기의 일반적인 출혈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했다. 환자는 난소와 자궁을 절제하는 응급수술을 받았으며 4일간 입원 치료 이후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자궁축농증은 암컷 개의 생식기관 호르몬 변화의 결과로 자궁에 발생하는 세균성 감염 질환이다. 암컷 개는 발정기 이후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자궁 내막을 두껍게 만들어 임신을 준비한다. 계속해서 임신이 되지 않으면 두꺼워진 자궁 내막이 증식하고 낭종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상태는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발정기에는 자궁 경부가 열리고, 정상적으로 질이나 피부에 존재하는 세균이 자궁 안으로 쉽게 침입해 증식하고, 자궁 안에 농이 차는 자궁축농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자궁축농증은 자궁 경부의 개폐 여부에 따라 개방형(opened type)과 폐쇄형(closed type)으로 나뉜다. 개방형 자궁축농증은 자궁 경부가 열려 있어 자궁 안에 있는 삼출물의 일부가 몸 밖으로 배출된다. 자궁 경부가 닫혀 있는 폐쇄형 자궁축농증은 삼출물이 자궁 안에 쌓여 자궁이 팽창되고 외음부에서 삼출물이 배출되지 않는다. 자궁 안에서 증식한 세균이 배출하는 독소는 혈관으로 흡수돼 전신에 퍼지고 패혈증으로 진행해 반려견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자궁축농증에 걸린 암컷 개는 열이 나며 식욕이 없고 구토, 설사를 한다. 세균이 자궁 안에 분비하는 독소는 신장에도 영향을 미쳐 소변량이 늘고, 이에 대한 보상작용으로 물을 많이 마시기도 한다.

자궁축농증
자궁축농증

중성화수술을 받지 않은 반려견이 한두 달 전에 발정기가 있었고 외음부에서 농성 또는 혈액성 삼출물이 보이며 발열, 기력저하 등 평소와 다른 상태를 보인다면 빠른 시간 안에 동물병원에서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자궁 안에 더 많은 농이 쌓이고 자궁이 파열될 수 있다.

자궁축농증이 진단됐다면 즉시 수술로 자궁과 난소를 제거해야 한다. 자궁축농증은 초기에 수술할수록 예후가 좋기 때문에 이른 시간 안에 난소자궁절제술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항생제 및 수액 처치도 필수적이다. 자궁 파열이 없다면 수술 후 생존율 및 예후는 좋은 편이다.

반려견이 마취할 수 없는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거나, 번식을 이유로 난소자궁 절제술을 받을 수 없다면 약물 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자궁 경부를 열고 자궁 수축을 유도해서 농성 삼출물을 배출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수술 없이 약물치료만으로 자궁축농증을 성공적으로 치료할 확률은 매우 낮으며 재발률도 매우 높아 추천하지 않는다.

임신 및 출산 계획이 없는 암컷 개는 중성화 수술로 자궁축농증을 예방할 수 있다. 출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어린 연령에 출산을 완료하고 건강한 상태에서 중성화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노령견을 키우고 있다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궁파열, 패혈증과 같은 위급한 상황을 피해야 한다.

자궁축농증은 소중한 가족인 반려견의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중성화 수술과 정기 검진, 보호자의 관심을 통해 반려견이 자궁축농증으로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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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봉 2019-08-08 21:14:31
오지도 않는 자궁축농증 이 두려워 미리 생식기를 떼어버린다는 논리는 안맞는듯 한데 병이 올것이라 예상하여 미리 수술한다는건 좀....
생식기를 떼어 버리니 당연히 병이 오지 않는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