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한방치료, 그 원리 알면 생각 달라질 겁니다“
”교통사고 한방치료, 그 원리 알면 생각 달라질 겁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8.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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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원석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교통사고클리닉) 교수
정원석 교수는 ”교통사고는 충돌 순간 모든 관절이 충격을 받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통증이 퍼지기 전 사고 직후 치료를 시작해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원석 교수는 ”교통사고는 충돌 순간 모든 관절이 충격을 받는다“며 다른 곳으로 통증이 퍼지기 전 ”사고 직후 치료를 시작해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통사고 후 한방치료는 으레 뻐근한 몸을 달래고자 침이나 맞는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정원석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의 설명을 듣고 나니 그간 얼마나 수박 겉핥기식으로 한방치료를 이해했었는지 깊이 반성하게 됐다.

정원석 교수는 근래 더 분주해졌다. 최근 경희대한방병원이 개소한 교통사고클리닉을 이끌면서 사고 직후 한방치료의 중요성을 적극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에선 이상 없다는데 왜 계속 아플까?

대다수가 교통사고 후 받은 검사에서 별 이상이 없으면 어떤 치료를 하기보다 그냥 휴식을 취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정원석 교수는 이것이야말로 후유증은 물론 통증이 만성화되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교통사고는 충돌 순간 관성의 영향으로 온몸의 관절에 충격이 간다는 걸 명심해야합니다. 작은 통증도 방치하면 처음에 목만 아프던 것이 허리, 골반 등 다른 부위로 퍼져나가 결국 몸 여기저기가 아프게 되지요.”

실제로 교통사고환자의 90% 이상이 검사에서 나타나지 않는 어떤 문제 때문에 오랜 기간 통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그 어떤 문제를 ‘어혈’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사고 충격으로 몸의 전체적인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다친 조직으로 피가 잘 안 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한방에서 말하는 ‘어혈’이죠. 따라서 한방치료의 핵심은 어혈을 풀어 혈액순환을 다시 원활하게 함으로써 다친 곳으로 산소와 영양분이 잘 가게 하는 것이랍니다.”

■교통사고 한방치료에도 ‘골든타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방치료는 언제 받아야 가장 효과가 좋을까.

“흔히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더 무섭다고들 하죠. 환자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후유증을 막으려면 사고 직후 약 ‘3개월’까지의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교통사고 한방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있는 것이죠.”

치료방법을 정할 때는 양한방의 협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단 환자 분이 교통사고클리닉에 오시면 손상이 의심되는 부분을 손으로 눌러보는데 X-ray, CT, MRI 등 양방의 검사들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검사를 의뢰합니다. 다행히 저희 한방병원은 내부에 동서협진실이 있어 이곳에 상주하는 내과, 신경과 의료진과 빠른 협진이 가능하죠.

기본적인 검사에서 뼈에 금이 가거나 골절 등의 소견이 없으면 관절과 인대 등에 생긴 미세한 손상들을 잡기 위해 여러 가지 한방치료를 시행한다.

정원석 교수가 교통사고환자에게 추나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정원석 교수가 추나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추나요법은 교통사고로 인한 통증을 완화한 후 관절의 움직임을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시행한다.

■한약, 침부터 추나요법까지…적절한 조화 중요

우선 한약과 침 치료는 어혈을 풀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혈액순환을 개선해 손상 조직이 회복에 필요한 물질을 잘 공급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통증이 잡히면 관절이 예전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가동범위를 회복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여기에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바로 ‘추나요법’이다.

추나요법은 의료진이 손 등 신체 일부분이나 보조기구를 이용해 환자의 몸에 일정한 자극을 주는 수기치료다. 환자가 움직임을 회복해야하는 관절이 어디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기법이 다르다.

뜸 치료는 사고로 불안정해진 심신을 달래는 데 도움을 준다.

”사고 순간 몸의 충격과 더불어 그때 느낀 공포감이 머릿속에 새겨집니다. 때문에 목만 아파도 사고 기억이 떠오른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죠. 이를 ‘외상후스트레스장애’라고 합니다. 뜸 치료는 마음의 안정을 도와 사고와 현재 몸상태의 연결고리를 끊어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같은 한방치료 안에 묶여 있어도 각각의 치료목적은 조금씩 다르다. 정원석 교수는 ”다양한 한방치료를 환자 상태에 맞게 적절히 조합해 포괄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유증 예방 위해 오해 말고 직접 경험을!

한방치료는 눈에 보이는 증상을 빠르게 해결해주는 건 아니다. 따라서 환자 입장에서는 좀 답답하고 효과에도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정원석 교수는 ”한방치료는 신체 한 부분 부분을 세심하게 살펴 전체적인 회복을 이끌기 때문에 시간은 좀 걸려도 오히려 더 꼼꼼하게 치료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환자에게는 훨씬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순간 모든 관절에 충격을 받는 교통사고의 경우 이러한 한방치료가 후유증을 막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무조건 거부감을 갖지 마시고 일단 골든타임 안에 한방치료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사고 직후부터 치료를 시작해 꾸준히 받는다면 소위 삭신이 쑤셔 일상생활에 방해받을 일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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