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장기능검사가 뭔가요? - 고양이 염증성창자병 통계분석②
[반려동물 건강이야기]장기능검사가 뭔가요? - 고양이 염증성창자병 통계분석②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0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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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전 칼럼에서 오랫동안 구토나 설사 증상이 나타나는 고양이는 발병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소장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장기능검사와 복부초음파검사가 필요하다. 장기능검사는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붙인 이름인데 혈액 중 코발라민과 엽산 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검사다.

코발라민과 엽산은 소장에서 영양분 흡수를 담당하는 ‘장융모’ 재생에 필요한 물질이다. 특히 코발라민은 ▲에너지생산과 관련된 생화학 반응 ▲아미노산과 지방산 대사 ▲단백질 합성 ▲세포분열에 필수적인 비타민이며 동시에 장융모가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질이다.

이런 이유로 코발라민이 부족하면 기력저하, 식욕부진, 체중감소, 구토, 설사부터 발작 등 신경증상까지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양이에게 ‘코발라민’이 부족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2018년 11월 5일자 칼럼).

염증성창자병을 확인하는 복부초음파검사는 장벽이 두꺼워졌는지, 주변에 림프절이 커져 있는지를 관찰한다. 고양이의 소장벽 두께는 2mm밖에 안되지만 초음파로 확대 관찰하면 장 안쪽으로부터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장막층의 간격이 일정한지, 근육층의 두께가 점막층 혹은 점막하층에 비해 두꺼워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염증성창자병의 경우 장벽이 전체적으로 두꺼워지거나 유난히 두꺼워진 근육층이 확인되거나, 층간 간격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소실되거나 주변의 림프절이 커지는 등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단, 이런 변화는 염증성창자병뿐만 아니라 위장관림프종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다. 때문에 이 둘을 감별하기 위해선 장생검 후 조직검사를 해야한다.

장생검을 위해서는 전신마취 하에 개복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초음파검사로 층간 간격이 소실된 것이 확인되면 염증성창자병보다 위장관림프종을 의심해야한다. 염증성창자병이 의심될 때 항상 감별해야 하는 고양이 위장관림프종에 대해선 2018년 4월 2일자 칼럼, ‘고양이 위장관림프종 vs 염증성창자병, 뭐가 다를까?’를 참고하길 바란다.

필자 병원에 내원했던 고양이들의 검사결과를 집계한 결과, 먼저 장기능검사에서 엽산보다 코발라민 농도가 좀 더 장기능을 잘 대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염증성창자병 상태에서 코발라민 농도가 감소하는 경우가 엽산의 경우보다 많았다.

또 장기능검사는 소장 쪽 질환을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염증성장차병이 있는 고양이의 경우 장기능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능검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염증성창자병을 배제하면 안 된다. 단, 장기능검사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 염증성창자병 혹은 위장관림프종과 같은 이상이 거의 대부분 확인됐다.

초음파검사에서는 장벽이 두꺼워진 경우가 제일 많았고, 다음으로 주변에 림프절이 커진 경우와 근육층이 두꺼워진 경우가 뒤를 이었다. 또 위장관림프종의 경우 층간간격이 소실되어 확인되는 경우가 대부분 관찰됐다.

교과서에는 초음파검사 시 이상이 없어도 염증성창자병과 같은 질환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통계분석결과를 보면 염증성창자병이 있는 경우 초음파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장기능검사보다는 초음파검사가 좀 더 진단에 유용했다.

다음 칼럼은 염증성창자병 통계분석에 마지막으로 염증성창자병의 치료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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