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완치 불가능한 ‘만성신부전’…어떻게 관리해야할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완치 불가능한 ‘만성신부전’…어떻게 관리해야할까?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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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반려묘 사망원인 1위, 반려견 사망원인 3위에 이르는 무시무시한 질환이 바로 ‘신부전’이다. 신장기능 저하로 죽음까지 이르는 이유는 신장이 맡고 있는 중요하고도 다양한 역할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신장은 몸의 정화조다.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분해‧배출하고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 균형을 조절한다. 이뿐 아니라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까지 분비한다. 평생 이렇게나 많은 일을 도맡아왔기 때문일까. 신장은 나이 들수록 노화해 결국 제 기능을 못 하게 되고 신부전으로 발전, 전신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독성물질 섭취, 감염증, 종양 등 특정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급성 신부전은 즉시 동물병원을 찾으면 완전히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천천히 조금씩 신장이 손상되는 만성신부전은 여간해선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다.

▲음수량‧소변량 증가 ▲식욕 감퇴 ▲무기력 ▲구토 ▲설사 ▲변비 ▲각질 ▲모질 악화 ▲구강궤양 ▲암모니아성 구취 등이 신부전에 걸린 반려동물에게 나타나는 대표 증상인데 보호자의 눈에 이러한 증상이 포착될 때면 이미 신장기능의 70% 이상을 잃었을 가능성이 높다.

만성신부전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평생 꾸준히 관리하면서 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최선이다.

합병증으로 발생한 요독증, 빈혈, 고혈압 등과 구토‧설사 등 소화기 증상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수액 치료로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신장수치를 떨어뜨릴 순 있지만 급성 신장 손상이 동반돼 효과가 없을 때는 혈액 투석을 진행한다. 소화과정에서 인, 요소, 암모니아를 생성해 신장 세포에 손상을 입히는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오메가3나 항산화제를 먹이는 것도 신장기능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100% 회복이 불가능한 신장의 특성상 만성신부전 치료의 핵심 키워드는 ‘조기진단’이다. 만성신부전을 조기에 잡아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혈중 SDMA 수치 검사다. SDMA란 신장 사구체에서 걸러져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체내 생성 물질이다. 신장 기능이 25~40%만 손상돼도 수치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만성신부전을 조기에 잡는 예민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SDMA 검사로 이상을 발견하면 소변검사, 복부 초음파검사 등 추가 검진으로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만성신부전은 노령 반려동물에게 정말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10세 이상 노령묘의 30% 이상이 신장질환으로 고생한다. ‘내 반려동물은 아니겠지’하는 생각으로 요행을 바라지 말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정기적으로 SDMA 검사를 받게 하자. 반려동물 삶의 질을 지키고 더 오래 살 수 있게 만드는 황금열쇠를 쥐고 있는 건 바로 보호자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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