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원충감염, 혈변이나 만성설사가 있으면 반드시 확인하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원충감염, 혈변이나 만성설사가 있으면 반드시 확인하세요
  • 유현진 닥터캣 고양이병원(고양이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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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유현진 고양이전문병원 닥터캣(고양이친화병원 인증) 원장

날씨가 덥고 습해지면 유독 식욕과 활력이 떨어진 고양이들이 증가한다. 더운 날씨로 소화장애를 보이며 무른 변이나 설사가 나타나기도 하고, 정상 변을 보더라도 변 끝에 점액이나 혈액이 섞여 나오는 일이 많아진다. 어린 고양이가 설사를 하면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생기기 때문에 동물병원을 바로 방문하는데 성묘는 정상적인 변을 보지 못해도 하루나 이틀 경과를 지켜보곤 한다. 혹은 고양이가 정상 변을 보다가 며칠에 한 번씩 변 끝이 무르거나 혈액이 조금 섞여 나올 때 보호자는 고양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이럴 때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원충감염이다.

“우리 고양이는 매달 기생충 구충을 하고 있는데, 원충에 감염될 수 있나요?” 의아해하는 보호자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매달 고양이의 목 뒤에 발라주는 구충제의 표적은 일반 내부기생충과 벼룩‧진드기 등 외부기생충, 심장사상충이기 때문에 원충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또 원충감염은 모든 고양이가 매달 예방해야 할 만큼 흔한 것은 아니다.

원충은 오염된 물이나 분변, 식사를 통해 동물 간에 전파되며 그중 일부는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되기도 한다. 다묘가정은 여러 곳에서 다양한 위생 상태를 경험한 고양이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감염률이 높다. 고양이에게 주로 감염되는 원충에는 ▲지알디아 ▲트리코모나스 ▲크립토스포리디움이 있다. 각 원충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모두 다르며 한 가지 치료제로 세 가지를 모두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기 때문에 어떤 원충에 감염됐는지 정확히 밝혀 투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충감염이 중증에 이르면 신선한 분변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구분할 수 있다. 지알디아와 트리코모나스는 원충이 헤엄치는 모양이 관찰되고, 크립토스포리디움은 원충의 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된 분변을 검사하거나 감염이 경미하면 현미경 검사에서 병원체 검출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계속될 경우 분변 유전자 검사를 진행해야한다.

어린 고양이나 질환으로 면역이 저하된 성묘가 원충에 감염되면 계속해서 설사나 무른 변을 보지만 건강한 성묘가 감염되면 식욕과 활력도 왕성하고 정상 변을 보는 무증상일 수도 있다. 어쩌다 한 번씩 변 끝에 점액이나 혈액이 한 방울씩 섞인다면 단순히 소화불량이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 나타나면 원충 감염도 의심해야 하고 분변검사를 꼭 해야한다.

감염이 확인되면 같은 집에 생활하는 고양이와 강아지 모두 투약해야한다. 물그릇, 밥그릇, 화장실, 생활공간을 공유하고 서로 그루밍도 해주는 동거의 특성상 증상이 없더라도 감염된 상태일 확률이 높다. 투약하지 않으면 다른 고양이가 재감염되고 다시 모든 상황이 반복된다. 각 원충마다 필요한 투약기간이 있기 때문에 증상이 개선됐다고 해서 투약을 건너뛰거나,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면 절대 안 된다. 투약하는 동안에는 분변으로 원충이나 원충의 알이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화장실 청소 시에는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고, 화장실 모래도 최소 5일에 한 번은 전체적으로 갈아야 한다. 투약이 끝나고 원충이 사라진 것이 확인되면 화장실 모래를 가는 주기는 평소대로 돌아가도 된다. 집에 새로운 고양이를 입양하면 어디서, 어떻게 입양했는지와 상관없이 분변검사로 원충이나 기생충에 감염됐는지 확인하고 그전까지는 반드시 다른 고양이와 격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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