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㉗안구건조증 왜 유독 여성에게 많을까?
[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㉗안구건조증 왜 유독 여성에게 많을까?
  •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desk@k-health.com)
  • 승인 2019.08.16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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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안구건조증처럼 눈물분비에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들을 눈물계통의 장애라 한다. 눈이 뻑뻑하거나 이물감, 건조함, 눈물흘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요즘처럼 습한 날씨에도 에어컨, 선풍기바람을 직접 쐬면 심해질 수 있다. 최근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6~2018년도까지 매년 250만명 가량의 환자가 눈물계통의 장애로 진료를 받았다. 이중 여성의 비율이 66.9%로 남성 33.1%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구건조증은 검사상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환자 입장에서는 참 답답할 노릇이다. 안구건조증을 한방에서는 눈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전신기능상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본다. ‘수승화강’이라는 인체의 정상적인 균형이 깨져서 눈의 열감이나 건조증이 온다고 설명한다. 수승화강이란 물처럼 시원한 기운이 위로 올라가고, 불처럼 뜨거운 기운이 내려오면서 에너지가 순환될 때 건강이 유지된다는 표현이다.

불면, 열감, 감정기복과 같은 갱년기 증상은 대표적으로 수승화강이 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50대 여성에게서 가장 많은 빈도로 눈물계통의 장애가 나타난다는 점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승화강이 되지 않는 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하나의 증상으로 봐야 한다. 안구건조증을 개선하려면 갱년기증상과 몸의 순환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인 것이다.

극심한 안구건조상태를 그대로 방치하면 각막에 상처가 생기기 쉬워지고 시력이 점차 떨어질 수 있다. 눈의 상태에 따라 염증반응을 가라앉히기 위한 치료도 필요하다. 하지만 치료가 단순히 눈의 염증만 해결하고 인공눈물을 넣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문제가 된 신체기능상의 불균형을 회복하고 눈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생활관리도 뒷받침이 되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수승화강은 결국 에너지가 한쪽으로 몰리거나 막히지 않고 잘 흐르는 상태다. 요즘 현대인들처럼 몸은 많이 쓰지 않으면서 머리만 많이 쓰게 되면 에너지 흐름에 장애가 생기기 쉽다. 손발은 차가워지고, 가슴과 머리는 뜨거워져 눈은 뻑뻑하고 가슴은 답답해진다.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감수성이 민감하여 생각은 많고, 운동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팔다리를 더 많이 움직이는 운동을 주기적으로 해서 에너지순환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회복시켜줄 필요가 있다.

눈물계통의 장애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배 가까이 많게 나타나고 있다(사진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눈물계통의 장애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배 가까이 많게 나타나고 있다(사진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눈이 건조하다고 눈물약만 쓸게 아니라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해야 한다. 하루종일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것도 눈에 도움이 된다. 눈 양 옆에 있는 관자놀이를 마사지 해주는 것도 눈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눈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모두가 겪고 있다고 해서 병이 아닌 것은 아니다. 안구건조증은 주변에서 너무 흔하게 볼 수 있어 나한테 증상이 생기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옛말에 ‘사람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고 했다. 안구건조증을 일으키는 신체기능의 부조화가 오래 방치되면 귀한 눈이 고통받고, 눈 외에도 다양한 동반증상으로 고생할 수 있다. 19세기 네덜란드의 명의 헤르만 보브하브가 그의 저서에 “발을 따뜻하게 하고 머리를 차게 하라. 그러면 의사들은 할 일이 없어진다”라는 문장을 남겼다. 이 표현을 가슴에 새기고 수승화강이 되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도록 하자. 그러면 눈건강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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