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얼굴이 퉁퉁’ 과민 반응은 응급상황!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얼굴이 퉁퉁’ 과민 반응은 응급상황!
  • 최새롬 24시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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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새롬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
최새롬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

봄, 가을에는 국가에서 관납 광견병 접종을 실시한다. 그 시기에 갑작스럽게 눈 주변이나 입 주변이 부풀어 올라 오동통한 얼굴로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어찌 보면 귀엽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는 급하게 동물병원에 와야 할 증상 중의 하나다. 접종을 받고 집에 간 후에 빠르게는 1~2시간 만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볍게는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가려움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는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알레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알레르기, 즉 과민 반응이란 어떠한 항원(알레르겐이라고도 한다. 새로운 항원일 수도 있고 이전에 접촉했었던 항원일 수도 있다.)에 노출됐을 때 체내에서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량의 비만세포, 백혈구, 염증매개인자들이 활성화돼 불안감, 두드러기, 피부 부종뿐 아니라 구토나 설사 등의 위장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저혈압, 호흡곤란, 쇼크 등의 치명적인 증상까지도 속발할 수 있다.

과민 반응을 유발하는 요인은 접종 이외에도 다양하다. 음식물을 먹고 난 뒤 피부가 붉어지거나 입 주변이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반려견과 같이 수풀이 우거진 펜션으로 휴가를 가는 가족들이 있다. 이 경우 반려견이 산책하면서 이름 모를 풀에 쓸리거나 모기,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려 과민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보통 강아지들이 호기심에 주둥이나 발로 뱀을 툭툭 건드리다가 물려서 퉁퉁 부은 얼굴이나 왕발을 한 채로 응급실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이 보인다면 바로 인근 동물병원으로 가야 한다. 동물병원에서 혈장이나 알부민 주사를 맞은 후 또는 빈혈 때문에 수혈을 받다가 과민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과민반응
과민반응

과민 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원인이 된 항원을 제거해야 한다. 약물 주입이 문제가 됐다면 약물을 중단하고 특정 음식을 먹은 후 발생했다면 그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항원에 노출된 지 수 시간이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병력이 의심될 경우에는 시간을 두고 증상을 유의 깊게 관찰해야 할 것이다.

소양감, 두드러기 같은 가벼운 증상만 보인다면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약물 투여로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심한 경우에는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저혈량 상태라면 수액 치료, 저혈압 상태라면 혈압 상승제가 필요하다. 중증의 과민 반응 증상이 나타난 상황에서는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발견했을 때 빠르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보다 주변에서 과민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는 많이 존재한다.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이벤트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위험한 상황까지도 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과민반응으로 나타난 안면부종
과민반응으로 나타난 안면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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