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친구들과 동네 비디오대여점에서 용기내 빌려봤던 성인물시리즈가 있었다. 주인아주머니는 빨리 보고 반납하라며 대여비용 1500원을 받으시곤 슬쩍 딴청을 피우신다. 은밀해서 못내 궁금했던 세상에 대한 첫 경험 후 문화적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해 여러날 고민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유교사상이 짙은 우리나라의 경우 ‘섹스’라는 단어를 입에 내뱉는 것조차 수치스럽고 외설스러운 금기어로 취급됐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각종 매체 발달과 사회적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이제 섹스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건강한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인간에게 있어 섹스란 단순히 생식과 종족유지본능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흥미있는 주제임에 틀림없다. 이는 국적, 사회 이념, 철학을 넘어 학습을 통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선물인 셈이다. 더욱이 우리 몸을 아름답게 해주는 천연화장품 역할까지 한다면 더욱 매력적이지 않겠는가!
여성이 규칙적으로 섹스를 하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배출량이 2배 정도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 절정에 치닫는 오르가즘 타이밍에는 노화방지 호르몬인 DHEA((Dehydroepiandrosterone : 콩팥 바로 위에 붙어 있는 부신에서 분비)의 혈중농도가 5배 정도 짙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이 모두 DHEA로부터 만들어지기 때문에 노화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호르몬이라고 볼 수 있다.
섹스의 절정을 통해 분비되는 다량의 DHEA호르몬은 콜라겐합성을 촉진시키고 피부재생속도를 높여 노화지연에 큰 도움을 준다. 노화방지호르몬은 사정 직전의 남성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돼 건강한 섹스는 쾌락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선물까지 안겨주는 셈이다.
우리 피부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 내의 콜라겐분해를 가속화하고 피부염증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섹스를 하면 ‘사랑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다량 방출되면서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솔호르몬’ 수치를 감소시킨다. 이는 콜라겐손실을 예방하며 피부를 유연하고 매끈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즉 뾰루지와 같은 염증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함으로써 전체적인 피부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파트너와의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시키는 옥시토신호르몬은 섹스뿐 아니라 단순한 쓰다듬기, 키스 등을 통해서도 분비되기 때문에 권태기를 겪는 부부라면 의도적인 신체접촉을 통해 옥시토신호르몬을 높이는 것도 부부관계 회복에 효과적이다. 더구나 남성에게 오르가즘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어 만족감도 높이고 피부건강에도 도움이 되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캐나다 퀘벡대학교에서 섹스 중 에너지소모량을 연구한 결과 한 번 섹스할 때 소모되는 칼로리는 평균적으로 남성 101kCal, 여성 69.1kCal로 나타났다. 즉 섹스는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체중감량은 물론 전신의 혈류량과 산소유입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얼굴이 환해져 활력 넘치고 깨끗한 피부를 만들어준다.
미국 윌크스대학 연구팀은 1주일에 1~2회 섹스를 할 경우 ‘면역글로블린A’의 분비량을 증가시켜 호흡기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진다고 발표했다. 섹스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높여 단순한 피부건강을 넘어 건강한 삶을 위한 든든한 토대를 마련해주는 셈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즐겁게 섹스한다는 것은 건강한 삶을 위한 행복한 선택이다. 이는 단순히 화장품의 기능을 넘어 그 어떤 보약보다도 효율적인 신이 내려주신 축복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