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의 든든한 영양 공급처 ‘모유은행’ 아시나요
아기들의 든든한 영양 공급처 ‘모유은행’ 아시나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8.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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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는 아기에게 안전한 최고의 영양공급원이다. 여러 이유로 인해 모유가 부족해진 경우에도 모유은행을 통해 아기에게 안전한 모유를 공급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모유는 아기에게 안전한 영양공급원이다. 여러 이유로 모유가 부족해진 경우에는 모유은행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예전보다는 모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모유수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2016년 국내 모유수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생후 5개월 아기의 완전모유수유율(다른 음식을 먹이지 않고 모유만 먹이는 비율)은 18.3%, 생후 6개월에는 5.6%로 보고됐다.

■모유는 왜 좋을까?

전문가들은 모유에 대해 한마디로 ‘아기에게 가장 이상적인 식사’라고 표현한다. 아기의 성장에 맞춰 적절하게 성분이 변화될 뿐 아니라 영양분과 소화효소가 함께 들어있어 아이가 소화하기에도 훨씬 좋다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성훈 교수는 “모유에는 면역글로불린 A와 몸속에서 병균의 번식을 막아주는 락토페린이 분유보다 훨씬 많고 프로스타글란딘, 리소자임 등 호흡기와 위장관감염을 적절히 방어하는 성분도 들어있다”며 “또 모유에는 신생아 알레르기의 주원인인 베타락토글로불린이 없어 엄마 젖을 먹고 자란 아이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확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언제까지 먹이면 좋을까?

모유는 생후 6개월간 먹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에서는 두 돌까지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있다.

정성훈 교수는 “아기가 먹는 모유의 양이 많을수록 인지능력과 관련 있는 뇌의 겉 피질 면적이 더 넓어진다는 보고가 있고 수유하는 동안 엄마와의 접촉을 통해 아기가 정서적으로도 안정될 수 있다”며 “산후우울증과 유방암, 난소암 예방 등 엄마에게도 모유 공급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모유 부족한 경우에는?

하지만 주수를 다 못 채우고 일찍 태어난 이른둥이들은 엄마와 떨어져있는 기간이 길어 모유가 부족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고령임신과 다태아임신의 증가로 이른둥이 비중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모유은행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은 대학병원에서 유일하게 모유은행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공인된 기증자로부터 받은 모유가 저온살균처리과정을 거쳐 안전하게 가공된 후 보관된다.

정성훈 교수는 “모유은행은 기증자의 모유를 위생적으로 가공 후 보관하다가 모유를 필요로 하는 아기에게 나눠 먹이는데 특히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이른둥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며 “최근 5년간 우리 병원 모유은행에는 963명이 8235리터를 기증했고 이를 수혜받은 아기들은 1000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모유 기증하려면 어떤 절차 필요할까?

모유를 기증하려면 모유은행이 있는 병원에 기증 신청의사를 전달한 뒤 기증 적합여부에 대한 상담을 받는다. 이후 기증동의서를 작성하고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모유은행심사위원이 혈액검사지를 바탕으로 기증 적합 판정을 내리면 기증에 필요한 제반 물품이 발송된다. 기증자는 발송된 물품으로 모유를 모아 모유은행에 전달하면 된다. 기증받은 모유는 모유은행에서 살균 및 안전성 검사 후 위생적으로 보관되다 모유가 필요한 아기에게 전달된다.

정성훈 교수는 “최근 출산율이 저하되면서 모유 기증량도 줄고 있지만 이른둥이와 아픈 아기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증 모유는 계속 필요하다”며 “모유기증은 신생아의 생명을 살리는 일과 직결되는 만큼 우리나라에도 모유 기증문화가 서서히 뿌리내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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