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 마음 두드리는 희망의 소리, 한 번 들어보시렵니까?
“쿵쿵” 마음 두드리는 희망의 소리, 한 번 들어보시렵니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8.21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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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동아리 회원들은 9월 25일 희망나눔걷기대회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구슬땀을 흘렸다.

“아모르 파티~♪”

익숙한 트로트 가락에 홀린 듯 이끌려 문을 연 순간, 뜻밖의 광경이 펼쳐졌다. 만면에 미소를 띠고 복장까지 맞춰 입은 어머니들이 마이크가 아닌 난타채를 잡고 있었던 것.

일주일에 한 번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송파구 거여 1동 주민센터에서는 우렁찬 난타 소리가 울려 퍼진다. 바로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에 소속된 난타동아리의 연습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유방암환우들로 구성된 비영리민간단체로 난타 같은 문화예술활동부터 전국유방암걷기대회, 유방암 환우 치료비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유방암 환우들의 상호작용과 회복을 돕고 있다. 난타동아리 회원들 역시 모두 유방암환우들이다.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일, 연습현장을 직접 찾았다. 회원들은 난타동아리를 이끄는 손효주 회장의 지도 아래 신나는 트로트곡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음악부터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동작 하나하나에도 기운이 넘쳤다. 무엇보다 난타북을 치는 동작에다 손효주 회장이 직접 구성한 댄스 동작이 더해지니 트로트 고유의 감칠맛이 더욱 살아났다. 난타채와 더불어 부채를 활용하는 고난이도의 동작을 선보일 때는 자연스레 눈이 휘둥그레졌다. 유방암환우 분들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기분 좋은 에너지가 넘쳐 흘러 하마터면 모든 걸 내려놓고 무리로 뛰어들 뻔했다.

난타동아리 손효주 회장은 회원들이 박자에 맞춰 난타동작을 할 수 있도록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연습을 이끌었다.

“저희도 난타할 때만큼은 유방암환자라는 사실을 잊어요.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집에만 있으면 계속 처치고 우울하기만 했을 텐데. 이렇게 스트레스도 풀고.” 가장 선두에서 회원들을 진두지휘하던 손효주 회장이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무엇보다 난타는 팔의 움직임이 많다 보니 유방암환자들의 가장 큰 고민인 부종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쭉쭉 뻗는 난타동작은 스트레칭효과도 있죠.” 곁에 있던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곽점순 회장이 난타의 장점을 콕 집어 설명했다.

5명으로 시작했던 난타동아리 회원수는 현재 13명이다. 곽점순 회장과 손효주 회장이 힘을 합쳐 동아리를 적극 홍보하고 참여 독려에 나선 덕분이다. 벌써 각종 경연대회에서 여러 번 1등을 차지하는 등 수상경력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환우들의 열정에 한국로슈도 선뜻 함께 했다. 한국로슈는 환자를 최우선에 두는 환자중심주의를 실현하고자 암 및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함께 할 동료와 문화예술활동을 선택하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힐링투게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한국로슈는 연습 장소부터 공연 물품과 복장 등을 지원하며 난타동아리 활동에 힘을 싣고 있다. 또 매년 연말 국제구호개발 NGO굿피플과 함께 ‘힐링페스타’를 열고 난타동아리가 갈고닦아온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로슈 관계자는 “매번 멋진 공연을 선사해주는 난타동아리는 저희에게도 힐링 그 자체”라며 “환우 분들이 한마음으로 동아리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계신 만큼 저희도 그 열정에 오래도록 함께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난타동아리는 9월 25일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가 주최하는 희망나눔 걷기대회에서 또 한 번 멋진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단순히 저희끼리의 활동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난타동아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공연 기회가 생기니까 더 힘이 샘솟는 거 있죠. 악보도 안 보고 이렇게 안무를 외워서 하니 저희 웬만한 오케스트라보다 더 낫지 않나요(웃음).”

누군가의 엄마, 아내가 아닌 진정한 ‘나’를 되찾기 위해 스스로 용기 낸 난타동아리 회원들. ‘쿵쿵’. 오늘도 우렁찬 난타 소리로 아직 용기 내지 못한 환우들의 마음을 두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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