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부작용이야기] 몸에 좋다는데 왜 나한텐? ‘비타민B군’의 다양한 얼굴
[배현 약사의 부작용이야기] 몸에 좋다는데 왜 나한텐? ‘비타민B군’의 다양한 얼굴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8.2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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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약사님, 혹시 ‘비파워’ 있어요?

김은미(가명) 님은 40대 워킹맘으로 남자아이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육아와 직장 스트레스를 동시에 받고 있기도 하죠. 최근에는 기미가 끼는 것 같아 피부고민도 늘었다는군요.

“아뇨, 그 제품은 없어요. 그런데 비파워를 왜 드시려고 하세요?”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니 비파워가 좋다고 해서요.”

“그럼요. 비파워는 비타민B 고함량제제로 꾸준히 드시면 좋지요. 그런데 전에 ‘뉴맥스’ 드시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속이 메스꺼워 못 먹겠다구 하시지 않으셨나요?”

“맞아요. 어떤 비타민제는 냄새가 나고 속도 안 좋았어요.”

“그럼 비파워도 김은미 님께는 맞지 않을 수 있어요. 사람에 따라 비타민B 고함량제제를 드시면 메스꺼움, 홍조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비타민 냄새가 강하게 올라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비타민제도 무조건 함량이 높은 것이 아니라 환자 분 몸 상태에 따라 복용해야합니다.”

“아……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니네요?”

“그럼요!”

바야흐로 고함량 비타민 전성시대 입니다.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함량 비타민을 사용하는 ‘메가 도즈(mega dose)’ 요법은 오래전부터 사용된 영양요법입니다.

2000년 의약 분업 이후 약국가에서 주춤했던 이 영양요법이 사회적 붐을 타고 다시 각광받고 있습니다. 각 제약회사에서도 특화된 고함량 비타민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습니다. 반응까지 좋으니 그 기세가 날로 강해지고 있지요.

실제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아로나민(일동) 시리즈는 2017년 7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고 비맥스(녹십자), 임팩타민(대웅), 메가트루(유한), 엑세라민(일동) 등도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했습니다.

고함량 비타민들이 크게 사랑받는 이유는 비타민B군의 역할 때문입니다. 비타민B군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영양소의 대사 경로의 보조인자로 작용하고 해독작용 등 각종 효소작용에도 관여합니다. 일부 비타민은 혈액, 신경, 유전 정보 등 대사에도 관여하죠.

최근 연구에서는 면역계 강화, 신경계, 뇌기능, 뼈 건강에 미치는 효과까지 밝혀져 사용영역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B군은 B1(티아민), B2(리보플라빈), B3(니아신), B5(판토텐산), B6(피리독신), B9(엽산), B12(코발라민)을 말하며 효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티아민(B1) : 에너지 대사에 관여

리보플라빈(B2) : 단백질, 지방 대사에 관여

니아신(B3) : 에너지 대사, 지방 대사, 유전자, 성호르몬 대사 관여

판토텐산(B5) : 아미노산, 지방, 탄수화물 대사에 관여

피리독신(B6) : 단백질 대사, 헤모글로빈 합성, 신경전달물질 합성

엽산(B9) : 유전자 생성 유지, 적혈구 생성 관여

코발라민(B12) : 혈액 생성 관여, 신경 기능 유지, 탄수화물 대사 관여

그렇다면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활성 비타민’은 무엇을 뜻할까요? 가장 많이 알려진 성분이 아로나민에 든 ‘푸르설티아민’과 임팩타민에 든 ‘벤포티아민’이지요.

이런 것들은 ‘비타민 유도체(Vitamin derivative)’로 수용성 비타민인 티아민(vitamin B1)을 지용성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구조를 변화시켜 흡수력과 생체 이용률을 높인 것이지요.

실제로 염산치아민과 푸르설티아민, 벤포티아민의 흡수와 생체 이용률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때문에 비타민B군을 복용할 때는 활성형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비타민B군은 얼마나 복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무조건 많이 복용하는 것이 좋은 걸까요? 일단 공식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권장섭취량과 미국 FDA의 하루 섭취 권장량(RDI, Reference Daily Intake)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B1

B2

B3 B5 B6 B9 B12
식약처 1.2mg 1.5mg 16mg 5mg 1.5mg 400ug 2.4ug
FDA 1.2mg 1.3mg 16mg 5mg 1.7mg 400ug 2.4ug

생각하신 것보다 양이 적지요? 따라서 요즘 각광받는 비타민B1 등을 기준으로 50mg 이상 들어 있는 제제들을 고함량 또는 메가 용량 비타민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의약 전문사이트 [Web MD]에서는 비타민B 복합제 복용 시 ‘상복부 불쾌감과 홍조는 흔히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드물게 알레르기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비타민B군 중에서도 Vitamin B3(니아신)은 고용량 복용 시 불편함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 성분입니다. 속이 메스껍고 얼굴이 붉어지는데 이러한 증상은 복용량을 줄이거나 서방형을 복용하면 완화된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심할 경우 당 수치 변화, 근육 통증, 두통, 경련, 부정맥, 간 손상 등을 일으킬 수도 있어요. 또 니아신(B3)은 요산 분해효소를 억제하고 요산분비를 감소시켜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통풍 조절이 되지 않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서 복용해야합니다.

이밖에도 리보플라빈(B2), 피리독신(B6)도 과량 복용 시 감각이상 등이 일어날 수 있고 엽산은 빈혈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고함량 비타민에 대한 경고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신장질환을 동반한 당뇨환자는 피리독신(B6), 코발라민(B12), 엽산(B9) 고함량 복용 시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2배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또 흡연 남성에서 피리독신(B6), 코발라민(B12) 장기 복용은 폐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습니다.

위에서 보았듯이 니아신(B3) 하루 섭취권장량은 16mg입니다. 따라서 시중에 판매되는 고함량 비타민B 제제는 모두 과량 섭취로 볼 수 있습니다. 수용성이라 배출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이제 바꾸셔야합니다.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비타민제가 약물, 질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좋았다고 나에게도 좋을 수는 없습니다. 비타민제 하나를 선택할 때도 내 몸에 정확히 맞는 제제를 고를 수 있도록 전문가와 항상 상의하시는 것 잊지 말아주세요!

※ 참고

본문에 제시된 환자와의 대화는 이해를 돕기 위해 극적 재구성 된 것입니다.

본문에 제시된 ‘비파워’ ‘뉴맥스’는 특정 제품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 참고문헌

《착한 비타민 똑똑한 미네랄 제대로 알고 먹기》 이승남, 리스컴, 2010

《우리집 주치의 자연의학2》 이경원, 동아일보사, 2010

Lauralee Sherwood, 《인체 생리학 제9판》, 강명숙 외 21 옮김, 라이프사이언스, 2016

J.G.Salway, 《한눈에 알 수 있는 의학생화학》, 백영환, 범문에듀케이션, 2013

《Mechanism of Action of Niacin》, Vaijinath S.KamannaPhDMoti L.KashyapMD, The 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

Volume 101, Issue 8, Supplement, 17 April 2008, Pages S20-S26

《Tissue Engineering Therapies Based on Folic Acid and Other Vitamin B Derivatives. Functional Mechanisms and Current Applications in Regenerative Medicine》, Daniel Fernández-Villa , Mirta Jiménez Gómez-Lavín , Cristina Abradelo , Julio San Román and Luis Rojo, Int. J. Mol. Sci. 2018, 19(12), 4068

“고함량 비타민 제약사 대표 일반약으로… 100억대 제품 줄줄이” 뉴데일리경제, 2018년 2월 20일 기사

“비타민 B 보충제 효과, 男에겐 '독’” 이코노믹스 리뷰, 2017년 8월 26일 기사

“고용량 비타민 B, 신장질환자에 치명적” 헬스코리아 뉴스, 2010년 4월 28일 기사

“비타민B, 심장마비-뇌졸중 예방효과 없어” 중앙일보, 2005년 9월 6일 기사

“비타민B 심장에 치명적” KBS News, 2006년 3월 14일 기사

※ 참고 사이트

https://webmd.com/

https://www.nlm.nih.gov/

https://www.drugs.com

약학정보원 홈페이지 https://www.healt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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