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이 덩치 큰 개에게 물렸어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이 덩치 큰 개에게 물렸어요!
  • 김현욱 24시 해마루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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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대표원장
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대표원장

최근 들어 사람이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언론을 통해 자주 알려지고 있다. 소방청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매년 2000여 건의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야외 활동이 많은 5~10월에 많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개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하거나 깜짝 놀라거나 빠르게 달리는 목표물에 자극을 받아 공격성이 나타날 수 있다. 부상과 질병이 있는 상태에서는 아픈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무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개에게 물려 피가 날 정도의 상해를 입은 경우 응급실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하며 물은 개의 광견병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동물병원 응급실에는 자신의 반려견이 다른 개에게 물려서 응급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고는 덩치가 큰 개가 상대적으로 작은 반려견을 물어서 발생한다. 주로 물리는 부위는 목덜미, 등, 가슴, 배다.

개는 송곳니가 발달해서 피부에 보이는 상처가 작아 보여도 내부 근육이 찢어지거나 피부와 근육이 분리되어 농양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물릴 때 치아를 통해 구강 세균이 체내로 침투해 심한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가슴 부위를 물리면 늑골이 골절되거나 흉벽 파열로 기흉, 호흡기도의 손상 등이 발생해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복부를 직접 물리면 외부 출혈 외에도 복강 내 장기의 손상과 출혈, 복막염과 같은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물린 부위가 관절이거나 뼈가 손상됐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해야 한다. 반려견이 개에게 물렸을 땐 상처 감염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바로 동물병원 응급실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반려견이 물린 직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반려견과 물고 있는 개를 떨어뜨려야 한다. 단, 흥분한 상대방 개에게 보호자가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람이 다가가도 공격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큰 소리를 내거나 호스나 양동이를 이용해 물을 뿌리는 것도 효과가 있다. 공격하는 개를 직접 잡아떼야 한다면 물고 있는 개의 꼬리나 양쪽 뒷다리를 잡아 수레를 끌듯이 당겨 물은 것을 풀도록 해야 한다.

물린 반려견이 걸을 수 있다면 잠시 걷도록 해서 걸음걸이의 이상이나 출혈 부위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만약 걸을 수 없는 상태라면 반려견을 안아서 동물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데, 아무리 착한 반려견도 흥분과 통증 상태에서는 보호자를 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물린 반려견의 호흡, 심박동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심한 교상을 입었을 땐 외부 또는 내부 출혈로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물려서 출혈이 심하거나 기력이 떨어진다면 출혈 부위를 지혈하고 보온을 유지하면서 지체 없이 동물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 지혈할 땐 사람과 마찬가지로 출혈이 있는 외상 부위를 깨끗하고 부드러운 수건으로 5분 정도 압박해 피가 멈추도록 한다.

털이 많은 반려견이 물렸을 땐 교상 부위를 확인하고 털 등에 의한 이차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주변의 털을 잘라낸다. 동물병원에서는 멸균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상처 내부와 외부 부위를 깨끗이 씻어내고 교상 부위 내부 손상이 의심된다면 상처 부위를 탐색하거나 엑스레이, 초음파 검사와 같은 추가 영상 검사를 할 수도 있다. 피부를 관통하지 않은 외상은 피부소독 정도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지만 피부가 관통됐다면 항생제와 진통제 처방이 필요하다.

반려견이 개에게 물렸을 떈 이렇게!
반려견이 개에게 물렸을 떈 이렇게!

길에서 생활하는 개 또는 너구리와 같은 야생동물에게 물렸을 땐 광견병에 걸릴 위험이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본인의 반려견이 광견병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물은 동물의 광견병 예방접종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양쪽 모두 광견병 접종을 확인할 수 없다면 전문가에게 광견병 가능성에 대해 조언을 구해야 한다.

개가 사람을 물어 다치게 했을 땐 관리의무 위반 등으로 과실치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보호자를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개가 다른 개를 공격했을 땐 민법상 개와 같은 동물은 물건으로 정의되기 때문에 해당 보호자를 형사 처벌하기는 어렵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개의 치료비나 위자료를 받을 수 있지만 충분한 치료비를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현재로서는 자신의 반려견이 물리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 개와 함께 외출했을 때에는 주변에 목줄을 안 한 개는 없는지 항상 주의하고 낯선 개에게 자신의 반려견이 함부로 다가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들이 서로 목줄을 하고 만났을 때는 서로 충분히 탐색하고 공격성을 보이는지 확인 후 천천히 가까워지도록 해야 한다.

가슴 우측을 물린 환자를 응급치료하기 위해 삭모했다.
가슴 우측을 물린 환자를 응급치료하기 위해 삭모했다.

 

어깨를 물린 후 적합한 치료를 받지 못해 심한 봉와직염이 발생했다.
어깨를 물린 후 적합한 치료를 받지 못해 심한 봉와직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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