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생리통에 생리불순…설마 자궁근종?
심한 생리통에 생리불순…설마 자궁근종?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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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른 생리통, 생리불순, 복부압박감, 빈혈, 빈뇨 등의 증상이 발견된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해야한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평소와 다른 생리통, 생리불순, 복부압박감, 빈혈, 빈뇨 등의 증상이 발견된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해야한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장모 씨(34세·여)는 심해진 생리통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평소와 다르게 아랫배가 딱딱하고 복부 압박 등 여러 증상이 발생한 것. 결국 병원을 방문했고 자궁근종을 진단받았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임신·출산 시기가 늦어지면서 자궁근종·자궁선근증 등 자궁질환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자궁근종, 난소암 등 10여개 자궁질환으로 자궁을 절제하는 수술건수는 연평균 3만8000건에 달했다. 이 중 대다수가 자궁근종에 대한 자궁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평소와 다른 생리통… 자궁근종 의심해야

자궁근종은 자궁 내 근육세포가 이상증식하는 양성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60%에게 발생할 정도로 흔히 발생한다. 또 두 개 이상의 근종이 자라는 다발성의 경우도 적지 않다. 주요증상으로 ▲생리통 ▲생리불순 ▲복부압박감 ▲빈혈 ▲빈뇨 등이 나타나고 방치할 경우 난임과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직까지 명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결과 유전, 가족력, 여성호르몬, 비만 40세 이상, 임신 무경험 등을 위험요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임신·출산이 늦고 출산 횟수가 줄면 여성호르몬 노출기간이 길어져 자궁근종에 걸릴 확률이 증가한다.

민트병원 자궁근종 통합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을 키우고 자궁내막을 과하게 증식시켜 생리 관련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산통에 버금갈 정도로 생리통이 심하거나 밤에는 이불을 적실 정도로 생리량이 많다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생리는 3시간에 한 번 생리패드를 갈고 밤에는 교체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형패드를 1~2시간마다 교체하거나 생리량이 증가, 생리혈에 크고 작은 덩어리가 발견된다면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을 의심해야한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하정 원장은 “자궁근종을 방치할 경우 난임이나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하정 원장은 “자궁근종을 방치할 경우 난임이나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여성에게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주는 ‘자궁절제술’

자궁근종은 장기간 방치 시 난임이나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자궁절제술이 주로 시행됐지만 자궁절제는 여성에게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줄 수 있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을 절제할 경우 여성성 상실로 인한 우울증과 상실감이 올 수 있다”며 “또 요관 및 방광 등 자궁과 인접한 장기손상, 갑작스러운 폐경으로 인한 폐경기증후군, 근골격계 악화현상, 성기능장애, 질 건조로 인한 성교통, 갑작스러운 노화, 관절염 악화 등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자궁절제는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Mayo Clinci)의 연구결과 자궁을 절제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일 가능성이 더 높고 특히 심장병 발병률이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궁절제는 다른 비침습적치료를 먼저 실시한 뒤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성 보존하는 자궁보존치료

자궁보존치료로 최근 임상현장에서 자주 쓰는 하이푸(HIFU, 고강도초음파집속술)가 있다. 하이푸는 체내를 투과하는 치료용 초음파로 자궁근종을 태우는 치료방식이다. 칼이나 주삿바늘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남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하이푸가 모든 자궁근종에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자궁근종 병변이 크거나 개수가 많으면 치료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보통 병변이 7~9cm 이상이면 1회 치료만으로 완벽한 치료가 힘들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세터 김영선 원장(영상의학과)은 “하이푸 치료시간이 길어지면 피부화상, 정상조직 손상, 장기 및 신경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이푸에 적합한 근종을 잘 구별해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병변이 크거나 여러 개인 다발성일 경우에는 자궁보존치료인 자궁근종색전술이 시행된다. 자궁근종색전술은 2mm정도 절개한 뒤 가느다란 튜브를 혈관 내로 진입시켜 자궁근종으로 이어지는 혈관을 색전물질로 막는 원리다. 하이푸와 달리 근종크기가 커도 시술시간이 길어지거나 합병증 발병률이 높지 않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많이 크지 않고 위치가 적절한 상태에서 빠른 임신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 복강경 절제술이나 자궁경 절제술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자궁을 보존한 채로 근종만 깨끗이 절제할 수 있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근종 치료는 병변 크기나 개수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한다”며 “최근 3개월 새 생리량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평소보다 빈혈증상이 더 자주 심하게 나타나거나 얼굴에 핏기가 없고 쉽게 숨이 차고 지친다면 자궁근종 등 자궁질환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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