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설탕 아닌 과일 같은 천연당은 당뇨병에 괜찮을까
[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설탕 아닌 과일 같은 천연당은 당뇨병에 괜찮을까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8.2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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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항간에 설탕은 건강의 적(敵)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정제설탕은 혈관건강, 비만, 대사증후군의 원인으로 알려져 기피대상이 된 지 오래다. 그렇다면 설탕과 천연당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또 당뇨병환자들이 설탕 대신 천연당을 섭취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까.

여기서 말하는 설탕은 정제설탕, 천연당은 정제하지 않는 상태의 자연상태의 당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천연당에는 식품 속에 포함된 상태의 당이나 식품 속의 당을 추출한 형태의 당도 모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혈당과 관련해서는 당의 크기가 중요하다.

당의 종류는 크게 단당류와 다당류로 분류된다. 단당류는 분자량이 작아서 크기가 작고 다당류는 분자량이 커서 덩치가 크다. 따라서 단당류는 흡수가 빠르고 다당류는 흡수가 더딜 수밖에 없다. 정제설탕과 천연당의 차이보다는 당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다.

단당류의 종류로는 포도당, 과당(벌꿀·과일당), 갈락토스(모유성분) 등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과일 속의 과일당은 바로 단당류라는 점이다.

사람들은 몸이 힘들 때 포도당 수액을 맞기도 한다. 포도당은 단당류여서 혈관 안으로 넣어준 포도당은 쉽게 에너지화된다. 단맛이 강한 포도 같은 과일을 섭취해도 역시 포도당 가루를 먹는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흡수될 것이다. 포도당이란 이름은 과일 이름인 포도에서 따온 것이다. 과일 속의 과당도 그만큼 흡수가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이당류다. 이당류는 단당류 두 개가 붙어 있는 것으로 여기에는 자당, 맥아당, 유당 등이 있다. 설탕이 바로 자당으로 포도당과 과당이 붙은 형태다. 맥아당은 포도당과 포도당이 붙어 있는 형태로 엿의 단맛을 내기 때문에 엿당이라고도 한다. 유당은 포도당과 갈락토스가 결합된 형태로 젖당이라고도 한다. 메이플시럽과 조청도 이당류에 속한다.

설탕과 같은 이당류는 소화과정에서 서로 붙어 있는 단당류로 떨어진 후 흡수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역시 비교적 빨리 흡수된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과일당은 단당류로 이당류인 설탕보다 흡수율이 더 빠르다는 것이다. 물론 과일 자체로 먹게 되는 경우 더딜 수 있지만 과일당은 흡수가 빠른 당이다.

마지막으로는 다당류다. 다당류는 세 개 이상의 다당류가 결합된 상태의 당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분(녹말)이다. 식물도 당분을 전분형태로 저장해 놓는다. 반면 사람이나 동물은 간이나 근육에 글리코겐을 저장해뒀다 필요시 에너지화시킨다.

참고로 식물의 세포벽 속에는 셀룰로오스라는 다당류가 있는데 인간이나 육식동물은 소화· 흡수시키지 못하지만 소나 말들의 초식동물은 소화가 가능해서 에너지원으로 활용 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올리고당도 대표적인 다당류다. 올리고당은 모든 동식물 속에 미량이나마 포함돼있는데 여러 가지 당이 서로 붙어 있는 형태로 구조에 따른 분자량의 크기에 따라서 소화·흡수율 정도가 다르다. 당연히 분자량이 큰 올리고당일수록 흡수율은 낮아진다.

사람이 섭취한 거의 모든 당은 흡수된다. 단 분자량과 추출 정도의 차이, 다른 성분들과 뒤섞인 상태에 따라 흡수율은 달라진다. 흰쌀밥을 먹었을 때와 당에 다른 화합물이 결합된 형태의 복합탄수화물은 흡수율에 차이가 있다. 또 사탕수수를 줄기째로 씹어 먹었을 때,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당상태일 때, 그리고 원당을 정제한 정제설탕일 때의 당 흡수율은 다를 것이다.

보통 정제설탕은 정제했다는 자체로 마치 화학물질인 것처럼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과일 속에 포함된 과일당은 천연당이라고 해서 안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위에서 과일당은 설탕보다 흡수율이 빠르다고 확인했다. 모든 당은 종류에 상관없이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면 혈당을 높인다. 즉 천연당일지라도 당뇨병환자에게 결코 안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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