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단언컨대, 100% 천연화장품은 없다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단언컨대, 100% 천연화장품은 없다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19.08.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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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살결을 스치는 가을의 문턱이다. 이제 여름 내내 혹사시킨 내 몸에 보상을 해야 할 시즌이다. 자외선에 적나라하게 노출돼 예민해진 피부로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타격한 화장품이 있으니 바로 ‘천연화장품’이다.

빅데이터분석 전문기관이 2018년 3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천연화장품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천연화장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피부보호와 외부유해환경으로부터 민감해진 피부관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관심을 보인 천연원료는 병풀추출물에 이어 녹차, 알로에, 라벤더 순이었다.

이러한 니즈를 간파한 화장품회사들은 ‘99% 천연유래성분으로 만들어진 순한 화장품’ ‘꽃잎에서 추출한 천연유래성분’ ‘허브추출유래성분으로 피부보호막을 보호하는 안전한 화장품’ 등의 문구로 천연화장품임을 강조하면서 피부에 매우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2019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천연화장품 및 유기농화장품의 기준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천연화장품은 동식물 및 그 유래원료 등을 함유한 화장품으로 식약처가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인증신청을 마친 후 확정 받으면 천연화장품으로 표기가 가능하다. 천연화장품은 95% 이상의 천연 혹은 천연유래성분으로 구성돼야한다.

천연원료는 크게 식물원료와 동물성원료, 미네랄원료로 나뉜다. 천연원료는 모두 가공하지 않은 원료 자체이거나 물리적 공정을 거쳤어도 화학적 성질이 변하지 않은 것을 뜻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천연화장품은 사실 화학적공정을 거친 천연유래원료가 들어간 것으로 엄밀히 얘기하면 100% 천연화장품은 아니다(사진=픽사베이)
우리가 알고 있는 천연화장품은 사실 화학적공정을 거친 천연유래원료가 들어간 것으로 엄밀히 얘기하면 100% 천연화장품은 아니다(사진=픽사베이).

반면 천연유래원료란 식물원료, 동물성원료, 미네랄원료에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 공정을 거친 2차 성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직접 만들어 바로 소진하지 않고 장기간 사용해야하는 화장품에는 천연원료를 사용하기 어렵다. 결국 우리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천연화장품은 천연유래원료로 만들어지는데 이들은 화학적 공정을 거친 2차 성분이기 때문에 엄밀히 얘기한다면 100% 천연화장품이라고 할 수 없겠다.

또 천연유래성분이라 해도 정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의 함량인지 소비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화장품의 전성분표기에도 알로에추출물, 병풀추출물, 장미추출물 등의 표시는 있어도 각각의 성분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알 도리가 없는 것이다. 천연화장품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충족기준이 '물(정제수)+천연원료+천연유래원료' 95%인데 이를 한데 뭉뚱그려놓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판단기준에 대한 작은 팁을 하나 드린다면 핵심 천연유래성분들이 화장품 전성분 뒤쪽으로 나열돼 있다면 피부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미미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천연화장품은 사실상 천연유래화장품에 불과하다. 그것도 추출물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 알 수 없는. 화장품회사들이 소비자에게 진짜 신뢰를 주고 싶다면 앞으로 천연화장품을 출시할 때 원료함량을 정확히 표기, 올바른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판단을 도와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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