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환자의 빠른 회복 위해 ‘희망의 빔’ 쏩니다“
”오늘도 환자의 빠른 회복 위해 ‘희망의 빔’ 쏩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8.3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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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수술 명의 공문규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폐암은 조기발견이 어렵고 다른 장기로 잘 전이되는 고약한 특성을 지녔다. 여전히 전체 암 중 사망률도 가장 높다. 그래도 의료진들은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의학기술의 발전이 폐암 치료에도 분명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단연 주목할 만한 변화는 방사선치료다. 방사선은 이제 단순히 치료를 넘어 수술로 볼 만큼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돼 폐암 치료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고삐를 더욱 바짝 당긴 의사가 있다. 공문규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그 누구보다 왕성하게 폐암 방사선수술을 시행하면서 ‘이제 폐암도 가슴을 열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널리 전하고 있다.

공문규 교수는 ”폐암 방사선수술은 당일 수술 및 퇴원이 가능하고 통증과 부작용위험이 외과적 절제술보다 낮다“며 ”방사선수술이 적합한 환자들에게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책“이라고 강조했다.

■강한 방사선으로 종양만 정확히 타격

보통 방사선 하면 수술의 개념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자고로 수술은 외과의사가 매스(칼)로 피부를 절개해야한다는 인식이 강해서다.

”수술은 물리적인 변화를 가해 짧은 시간 안에 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꼭 칼로만 하란 법은 없습니다. 칼 대신 방사선을 이용해 종양을 제거하는 방사선수술이 이를 아주 잘 증명하고 있죠.“

공문규 교수는 ”일단 방사선수술과 기존의 방사선치료는 확실히 다르다“며 ”사격을 떠올리면 보다 쉽게 이해될 것“이라고 했다.

즉 기존의 방사선치료가 하루 30~35회로 나눠 조금씩 방사선을 쐈다면 방사선수술은 총으로 과녁을 맞추듯 한번에 강한 방사선을 종양에만 정확히 타격해 암을 제거한다.

”기존의 방사선치료는 부작용과 후유증 우려 때문에 한번에 강하게 방사선을 쏘지 못하고 조금씩 나눠 진행하다 보니 치료기간이 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방사선수술은 조사횟수(방사선을 쏘는 횟수)가 5회 이하로 적은 대신, 한번에 매우 강한 방사선을 쏴 종양을 없애기 때문에 당일 수술 및 퇴원이 가능하죠.“

외과적 절제술과 비교해도 장점이 많다. 일단 칼을 이용하지 않으니 출혈과 통증은 물론 마취가 필요없어 고령층이나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도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

”아직까지 폐암의 표준치료는 외과적 절제술이지만 종양 크기가 5cm 미만이고 임파절 전이가 없는 1기 폐암 정도는 굳이 가슴을 열지 않고 방사선수술만으로 암을 깨끗이 제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보고된 바에 따르면 방사선수술 후 종양제거율은 85%로 기존의 외과적 절제술과 차이가 없고 부작용·합병증 발생률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종양만 정조준하는 고도의 숙련도 필요

의학기술이 발달하면 여기에 발맞춰 장비수준과 의료진의 숙련도도 올라가야하는 법. 특히 방사선수술은 조사하는 방사선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종양 외 다른 조직에 영향이 가선 절대 안 된다. 수술용 방사선장비는 물론 종양만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하기에 현재 폐암 방사선수술은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 중이다.

공문규 교수는 방사선분야에서 쌓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단일 의사로는 가장 활발하게 방사선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아직 폐암 방사선수술효과에 대한 국내 연구는 많지 않다 보니 여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데 최근 공문규 교수가 5년간 폐암 방사선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의 완치율을 분석한 결과 90%에 달했다고. 타 병원에서 보고된 평균 완치율(85%)보다 5%가량 높은 수치다.

”우리 병원에서는 일단 ‘NGS검사’를 통해 폐암 방사선수술이 환자에게 적합한지부터 따져봅니다. NGS검사는 방대한 양의 유전자를 한번에 분석해 유전자변이를 찾아냄으로써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하죠. 가령 폐암 1기 환자여도 MET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방사선수술 후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수술 후 반드시 항암치료를 시행해야합니다. 이렇게 미리 유전자 차이를 파악해 환자에게 딱 맞는 치료를 시행하면 부작용은 줄이고 완치율은 훨씬 높일 수 있죠.“

공문규 교수가 환자의 자세를 점검하는 등 방사선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공문규 교수가 폐암 방사선수술 전 환자의 자세를 점검하고 있다.

■의사는 맘 다독이고 환자는 열심히 따르고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방사선수술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의사와 환자의 호흡이다.

”아무리 폐암 방사선수술이 통증이 없다고 해도 마취 없이 수술하다 보니 환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상태가 지속되면 순간적으로 몸을 움직이거나 숨을 깊게 내쉴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폐속에 있는 종양도 같이 움직여 모의수술 시 예측했던 종양의 위치에 오류가 생기죠. 결국 방사선 조사범위가 빗나가 정작 암은 죽이지 못하고 주변 혈관과 신경이 손상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 공문규 교수는 수술 전부터 환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방사선수술의 진행과정부터 안전성, 주의사항 등을 충분히 설명해 환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최대한 편안한 상태에서 수술받을 수 있게 하는 것. 수술 시 숨 쉬는 방법과 자세도 여러 번 연습시킨다. 대신 수술실에서는 일체 말을 아낀다. 환자들은 의료진의 작은 몇 마디에도 크게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공문규 교수는 방사선장비가 모든 걸 해결해줄 것 같지만 폐암 방사선수술은 의사와 환자의 상호 협력이 없으면 결코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공문규 교수는 ”멀지 않은 미래에는 모든 폐암 환자들이 NGS검사를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를 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폐암 방사선수술 역시 치료효과와 안전성이 이미 입증된 만큼 대규모의 연구결과가 좀 더 모이면 1기 폐암의 표준치료법으로 정립되리라 예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문규 교수는 ”멀지 않은 미래에는 모든 폐암 환자들이 NGS검사를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를 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폐암 방사선수술 역시 치료효과와 안전성이 이미 입증된 만큼 대규모의 연구결과가 좀 더 모이면 1기 폐암의 표준치료법으로 정립되리라 예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술 후 2~3시간은 절대 안정 필수

당일 수술 및 퇴원은 폐암 방사선수술의 큰 장점. 단 수술 직후 두세 시간은 최대한 움직이지 말고 안정을 취해야한다.

”방사선수술은 강한 방사선을 쏴 암세포를 깨부수는 것이어서 깨진 암세포가 그 자리에서 그대로 없어질 수 있도록 수술 직후 두세 시간은 절대 안정이 필요합니다. 그 이후에는 얼마든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몸을 많이 움직이는 운동도 수술 하루 이틀 후면 큰 무리 없이 할 수 있답니다. 3개월, 6개월 등 검진주기를 조절하면서 틈틈이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술 후 5년이 지나 아무 문제가 없으면 마침내 완치판정을 받게 됩니다.“

■방사선은 위험하다? 편견 버리세요!

폐암 방사선수술은 약 10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최근 5년 사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외과적 절제술보다 부작용이 적고 종양제거율에도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이미 국내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하지만 좀 더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한 상태라 아직은 외과적 절제술을 폐암의 표준치료법으로 본다.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 초기 폐암 방사선수술과 외과적 절제술의 효과를 비교하는 대규모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방사선수술이 더 높은 생존율과 낮은 부작용 발생률을 보인다면 빠르면 5년, 늦어도 20년 이내는 폐암 방사선수술이 1기 폐암의 표준치료법으로 정립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문규 교수는 칼을 쓰지 않고도 암을 치료하는 시대에 들어선 만큼 환자의 인식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사선이 위험하다는 건 그야말로 편견입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굉장히 숙련된 의료진이 발달된 장비를 갖고 치료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받으셔도 됩니다. 최근에는 NGS검사로 방사선수술이 나에게 맞을지도 미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잘 맞기만 한다면 오히려 통증과 부작용 없이 빨리 건강을 되찾으실 수 있답니다. 제가 그 여정에서 든든한 동반자가 돼 드릴 테니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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