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거위 울음소리 내며 숨쉬기 힘들어한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거위 울음소리 내며 숨쉬기 힘들어한다면?
  •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8.3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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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꺽꺽 또는 꽥꽥 또는 컹컹. 어떻게 들리든 강아지가 거위 울음소리를 내며 무엇인가를 뱉어내려는 것처럼 애쓸 때 반드시 의심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기관허탈(기관협착증으로 불리기도 한다.)이다. 기관허탈은 만성적이고 비가역적(되돌릴 수 없는)이며 점점 악화한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요크셔테리어, 몰티즈, 푸들, 포메라니안, 치와와, 퍼그, 페키니즈, 제패니즈 친 등에게 잘 발생하니 해당 품종의 보호자는 이번 칼럼을 유심히 읽어보기 바란다.

기관은 들이마신 숨을 허파로 전달하는 공기 통로다. 마치 호스처럼 생겼다. 기관의 75%는 탄력 있고 견고한 연골이며 나머지는 근육이다. 기관의 연골과 근육이 어떠한 원인으로 탄력이 떨어지면 기관이 일정한 직경을 유지하지 못하고 쪼그라드는데 이를 기관허탈이라 한다.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 비만, 노령, 상부호흡기계 감염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요크셔테리어는 기관 허탈 발병률이 아주 높으니 8살 이상이거나 비만이라면 반드시 조심해야한다.

기관허탈은 기관의 내강이 감소한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25%, 2단계는 50%, 3단계는 75%가 감소한 상태이며 4단계는 기관 내강이 거의 없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링 형태를 한 연골이 납작해진 것이다. 참고로 기관허탈을 앓는 환자의 상당수가 기관지(기관과 폐를 이어주는 관)허탈도 앓는다.

기관허탈의 단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거위가 우는 소리를 내며 마른기침을 하는 것이다. 이는 흥분했거나 운동, 식사 등을 했을 때 심해질 수 있다. 이외에 기관허탈 증상으로 ▲평소에 호흡을 힘들어하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치고 호흡이 가빠지거나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시다가 구역질을 자주 하거나 ▲잇몸과 혀의 색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나는 것(허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 등을 들 수 있다. 청색증이 과도하게 나타나면 위험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

기관허탈은 흉부방사선 촬영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내과적인 방법과 외과적인 방법이 있는데 보통 내과적인 방법으로 한다. 기관지확장제, 기침억제제, 진정제, 진통제, 항염증제 등을 투약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면 외과적인 방법을 고려한다. 기관 안에 스텐트를 장착해 기관을 넓혀주는 시술이다. 그런데 스텐트는 한번 장착하면 제거할 수 없고 스텐트가 밀리거나 부러지는 등 치명적인 사고가 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에 스텐트 장착을 결정해야한다.

강아지가 기관허탈을 앓는다면 비만하거나 흥분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산책할 때는 목줄보다 가슴줄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기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담배연기 등 호흡기관을 자극하는 물질에 노출되지 않게 해줘야 한다. 응급상황 대비용으로 산소캔을 준비했다가 호흡곤란이 나타났을 때 사용하면 유용하다. 보호자가 세심하게 관리해야 기관허탈 환자가 견생의 질을 최대한 유지하며 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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