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미치도록 가려워요! - ‘고양이 아토피피부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미치도록 가려워요! - ‘고양이 아토피피부염’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9.02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사람과 반려견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렇다면 고양이의 경우 어떨까?

고양이에서도 과거 아토피피부염으로 불린 적은 있다. 하지만 증상으로나 조직병리학적 소견으로 봤을 때 사람 및 개의 아토피피부염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 최근에는 ‘고양이 아토피증후군’, ‘고양이 아토피유사질환’으로 불리기도 한다.

고양이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잘 발생하는 연령, 종, 성별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일부 보고에 따르면 보통 3살이 넘지 않은 암컷, 특히 아비시니안에서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미치도록 가려워하는 특징을 보이며 부위로는 머리, 목, 복부이지만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세 마리 중 한 마리에서 호산구성 피부병의 형태로 나타난다(고양이에게 흔한 ‘호산구성 피부병’에 대해 알아보자, 2018년 12월 31일자 칼럼). ▲(필자 경험 상) 고양이 대표적 알러지 질환인 천식(호흡기), 염증성창자병이(소화기) 동반되는 경우가 종종 관찰된다(‘기침하는 고양이, 감기 때문일까? 천식 의심해야’, 2017년 11월 27일자 칼럼, ‘구토·설사 유발하는 고양이 염증성창자병’, 2018년 3월 19일자 칼럼).

진단에 있어 가장 큰 실마리가 되는 것은 가려움과 스테로이드와 같은 면역억제제에 대한 긍정적인 치료반응이다. 몸을 가려워하는 고양이에서 ▲세균 혹은 곰팡이 감염성질환 ▲식이알러지와 같은 다른 알러지 질환 ▲외부 기생충감염 ▲종양 등 가려움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이 적절한 검사를 통해 배제됐다면 아토피피부염을 의심할 수 있다.

단 필자의 경험상 고양이 가려움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아토피피부염이며 아토피피부염과 식이알러지는 증상만으로 감별할 수 없기 때문에 가려워하는 고양이에선 우선적으로 아토피피부염과 식이알러지와 같은 알러지성 피부질환을 고려해야한다. 또 흔치 않지만 행동학적 문제인 정신성탈모(psychogenic alopecia)도 최후로 고려할 대상이다.

더불어 진단에 있어 개에서 많이 사용하는 혈청알러지검사나 피내반응검사는 고양이에선 검사의 정확성이 낮은 편이다.

스테로이드와 같은 면역억제제에 대한 치료 반응도 진단에 한 부분으로 치료반응이 좋다면 수일 내에 증상이 경감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처방 받을 수 있고 이전 칼럼에서 강조했듯이 스테로이드의 위해반응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관리에 있어서는 다른 면역억제제 투약을 권장한다.

위해반응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약물 투여 전 안전하게 복용이 가능한지 사전 검사가 필요하고 복용 중에도 위해반응이 발생했는지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전검사로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고양이백혈병바이러스와 같은 감염성질환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숨어있는 불청객,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②’, 2017년 2월 6일자 칼럼). 이유는 면역억제제 투여 후 고양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잠복하고 있는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가 증식을 해 고양이를 아프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용 중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다른 고양이(특히 길냥이)와의 접촉을 피해야 하며 생식을 급여해서는 안 된다. 또 간손상, 당뇨, 췌장염, 세균성 방광염 그리고 드물지만 심장병 발생 가능성을 감안해 정기적으로 혈액검사, 요검사, 방사선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사람과 개 아토피 환자와 마찬가지로 고양이 아토피피부염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면역억제제 복용이 중단된 후에도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인데 재발되는 경우 좀 더 장기적으로 약물복용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