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흘러도 인연의 끈은 계속” 경희대병원 정덕환 교수-딤베르거, 뜨거운 재회
“세월 흘러도 인연의 끈은 계속” 경희대병원 정덕환 교수-딤베르거, 뜨거운 재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9.0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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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정덕환 교수(왼쪽)와 산악인 쿠르트 딤베르거(오른쪽)가 30여년이 지나 다시 만났다.
정형외과 정덕환 교수(왼쪽)와 산악인 쿠르트 딤베르거(오른쪽)가 30여년이 지나 다시 만났다.

30여년이라는 긴 세월이 무색하리만치 그때의 기억은 서로의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었다.

경희대병원은 지난 4일 아주 특별한 만남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주인공은 정형외과 정덕환 교수와 세계적인 산악인 쿠르트 딤베르거다. 딤베르거는 현존하는 산악인 가운데 유일하게 8000m급 고봉 14개 중 2개를 최초로 등반한 기록을 갖고 있는 ‘산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들의 인연은 3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딤베르거는 1986년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K2에서 같은 팀원 13명이 사망하는 ‘블랙 서머(Black Summer)’의 비극에서 극적으로 생존했다. 하지만 심한 탈수와 고산병 증세, 심한 동상으로 손가락을 절단해야하는 응급 상태였다.

1986년 히말라야 K2에서 사용한 의약품 상자.
1986년 히말라야 K2에서 사용한 의약품 상자.

이때 그를 도운 이가 바로 정덕환 교수다.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정덕환 교수는 당시 대한민국 K2 원정대의 의료지원을 위해 파견을 나갔었다.

7900m에 위치해 있던 한국팀 캠프는 눈사태가 몰려와 모두 철수했지만 정덕환 교수는 딤베르거 원정대의 생환을 기다리며 마침 홀로 남아있었던 상황. 생존의 끝자락에 서있던 딤베르거는 정덕환 교수의 빠른 처치 덕에 무사히 생환할 수 있었다. 딤베르거는 이날의 인연을 저서 ‘산의 비밀’과 영화 ‘K2 꿈과 운명’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30여년이 흘러 다시 만남이 성사된 건 딤베르거가 최근 2019 울주세계산악문화상을 수상하기 위해 내한하면서다. 그는 정덕환 교수와의 인연을 잊지 않고 감사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이날 자리에는 86년 당시 김병준 K2 원정대장과 배경미 아시아산악연맹(UAAA) 사무총장도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정덕환 교수는 “오래전 사지에서 그를 치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그날의 인연을 잊지 않고 찾아줘 감사하고 아직까지 산악계의 큰 별로 산악문학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모습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정덕환 교수는 수부손상 수술의 권위자로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 산악인 엄홍길 대장 등 스포츠계 별들의 주치의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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