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장질환도 유전자분석으로 부작용 줄인다”
“염증성장질환도 유전자분석으로 부작용 줄인다”
  • 허일권 기자 (H.onebook@k-health.com)
  • 승인 2019.09.0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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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천재희·김원호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염증성장질환은 면역조절제를 꾸준히 투여해야 한다. 하지만 효과만큼 부작용도 상당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염증성장질환은 면역조절제를 꾸준히 투여해야하지만 효과만큼 부작용도 상당하다. 하지만 최근 유전자분석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움으로써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이 학계에 보고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이 주축을 이루는 염증성장질환은 증상이 발현됐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렇다 보니 완치보다는 퓨린계 면역조절제를 꾸준히 투여함으로써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치료목표다. 문제는 면역조절제의 경우 골수 억제로 백혈구와 중성구 등 혈액 내 세포가 감소하는 부작용도 상당하다는 것. 그런데 최근 면역조절제 투여에 대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연구결과가 세계 최초로 발표됐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김원호 교수팀은 염증성장질환 증상으로 퓨린계 면역조절제를 투여받는 환자들의 불편함과 불안감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연구방안을 학계에 보고했다. 염증성장질환 환자의 유전자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면역조절제 사용 여부와 용량을 결정해 치료함이 부작용을 줄인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2016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염증성장질환으로 서울 시내 5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들을 유전자 변이 측정군(72명)과 비측정군(92명)으로 분류해 면역조절제 사용 후 골수 억제 등의 부작용 발생 빈도를 추적 관찰했다.

연구결과 면역조절제 투여 이전에 환자의 유전자형을 분석해 치료계획을 세웠던 그룹은 12명(16.7%)의 환자만 골수 억제 부작용을 보였다. 유전자형 분석 작업이 없었던 그룹은 33명(35.9%)의 환자에게 골수 억제 부작용 증세가 나타났다. 두 비교 그룹은 유의미한 수치 차이(P=0.005)를 보임으로써 유전자형 분석을 통한 면역조절제 투여가 골수 억제 부작용을 예방함에 효과적임을 보였다.

유전자형 분석을 통한 면역조절제 투여는 외래를 방문하는 횟수와 부작용 때문에 약물을 중단하거나 투여 용량을 감소시키는 비율을 낮추는 효과도 있음이 밝혀졌다. 연구관찰 기간 사이에 유전자형 분석그룹은 7.8±3.2회, 유전자형 분석이 없는 그룹은 9.0±3.9회 외래를 방문했다. 유전자형 분석그룹이 자주 병원 외래를 찾아와야 하는 불편함을 덜 겪었음을 알 수 있다.

유전자형 분석그룹은 72명 중 11명(15.3%)이 골수 억제 등 부작용 때문에 약물투여가 중단되거나 투여 약물 용량이 감소됐다. 반면 유전자형 분석이 없는 그룹은 92명 중 31명(33.7%)으로 나타나 유전자형 분석그룹에서의 약물치료 성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함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효과 예측 가능한 개인 맞춤형 치료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미래 정밀의학을 선도하고 약제의 스마트한 개별화 사용전략에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천재희 교수는 “퓨린계 면역조절제는 염증성장질환 치료에 효과가 탁월하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제이지만 골수 억제 같은 부작용 때문에 환자들이 겪는 심리적 불안감이 높고 병원을 자주 찾는 불편함도 발생했다”며 “면역조절제를 사용하기 전에 개별 환자의 유전자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사용 여부와 용량을 계획해 적용하는 것이 백혈구 감소 등 골수 억제 증상을 줄여 치료효과를 높이고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음을 밝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자 연구 결과를 임상에 활용해 효과를 입증함은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라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결과는 소화기질환 분야 유명 국제학술지인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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