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성조숙증’ 부르는 화장품 플라스틱용기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성조숙증’ 부르는 화장품 플라스틱용기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19.09.20 19: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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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요즘 길을 걷다 보면 교복을 입은 앳된 학생인데도 성장발육이 남달라 마치 성인이 교복 코스프레를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제 중학생인 여성아이돌만 봐도 발육상태가 성인에 가깝다. 이처럼 중·고등학생은 물론 초등학생조차 발육상태와 평균신장이 과거와는 비교조차하기 어렵다.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3~2017년까지 ‘성조숙증’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2.3%(연평균 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조숙증환자 10명 중 9명은 여아였으며 예방을 위해서는 환경호르몬 노출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영양관리로 비만을 예방해야한다고 발표했다.

비만환자의 경우 비만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이 분비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과적으로 여성호르몬역할을 하는 환경호르몬이 성조숙증환자를 증가시키는 원인이라고 해석된다. 실제로 어릴 때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체중과 신경인지발달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성장기발달과정에서 성조숙증유발확률이 높다. 이밖에 과잉행동장애, 비만으로 인한 대사질환발생가능성도 높다.

환경호르몬의 유발원인은 다양하지만 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화학물질 중 ‘비스페놀A’나 ‘프탈레이트(탈산염)’ 같은 물질에서 많이 방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비스페놀A는 캔음료, 물병, 가전제품의 코팅제로 사용되며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제품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드는데 사용된다.

이들은 다양한 경로로 우리 몸에 흡수돼 ‘에스트로겐’과 같은 유사 성호르몬작용을 하며 내분비계를 교란시킨다. 성호르몬이 아니면서 진짜처럼 행세하면서 호르몬분비환경을 무질서하게 뒤흔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라나는 영·유아와 청소년기에 성호르몬이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성호르몬은 발육시기에 신체발달이 왕성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데 조기에 분비된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서 뼈 성장이 늦춰져 신장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의 경우 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시기가 길어지면서 성호르몬과잉분비로 인한 질환발생확률, 즉 성인이 됐을 때 유방암이나 조기폐경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유사성호르몬역할을 하는 환경호르몬을 멀리해야하는 것이다.

화장품용기는 대부분 플라스틱인데 비교적 딱딱하기 때문에 사용이 불편하다. 따라서 플라스틱 중 ‘PVC’라 불리는 ‘폴리염화비닐’을 부드럽게 가공해야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화학성분이 환경호르몬을 일으키는 프탈레이트계열의 가소제성분일 가능성이 높다.

매일 사용하는 기초화장품용기뿐 아니라 마스카라나 볼터치 브러시처럼 화장품부자재도 부드러운 질감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유연성을 주고자 프탈레이트계열의 가소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화학물질의 복합체인 화장품을 수개월에서 수년 간 보관하는 동안 용기 내에서 어떠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얼마나 변질되는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화장품의 대표적인 유해성분 중 하나로 화장품보관기관을 늘리기 위한 방부제인 파라벤 역시 환경호르몬역할을 한다. 결국 화장품용기에서 화장품성분에 이르기까지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설령 환경호르몬이 기준치 이하로 확인됐어도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가 바르는 화장품의 숫자는 만만치 않다. 이러한 유해성분이 우리 피부에 흡수돼 누적됐을 때 어떤 영향을 일으키게 될지 모른다. 특히 어릴수록 환경호르몬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지는 것을 감안한다면 어릴 때부터 화장하는 문화를 단순히 호기심의 관점으로만 덮어둘 일이 아니다.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너무 다양해 하나로 정리할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조숙증환자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으며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면 화장품용기를 비롯해 화장품성분에서 배출되는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화장품을 아예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릴수록 최소한의 화장품만 사용하기를 권장하고 가능한 한 플라스틱용기와 부자재를 의식적으로 멀리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관심과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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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동 어느집 2019-09-21 12:13:26
성조숙증과 비만과도 연관이 있는건가요?
요즘 아이들 키우기 힘드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