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치명적인 자궁축농증, 조기치료보다 예방이 중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치명적인 자궁축농증, 조기치료보다 예방이 중요!
  • 안성호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9.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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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호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안성호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암컷 개의 사전에 폐경이란 없다. 죽을 때까지 성호르몬이 첫 생리할 때와 같은 수준으로 분비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고 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 성호르몬 관련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늘어난다. 대표적으로 자궁축농증을 들 수 있다.

자궁축농증은 말 그대로 자궁 안쪽에 많은 농(고름)이 쌓이는 질환이다. 암컷이 생리한 후 호르몬 때문에 분비물이 자궁 안에 남아 대장균 등 세균과 급속하게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자궁축농증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질 밖으로 고름이 나오는 개방형과 자궁경관이 닫혀 있어 질 밖으로 고름이 나오지 않는 폐쇄형이다. 두 유형 모두 자궁에 고름이 차 있어 부푼 형태를 띤다.

자궁은 혈관이 잘 발달해 있는 장기다. 이 때문에 자궁축농증이 발생하면 혈관으로 고름과 세균, 독소가 퍼져 온몸, 온 장기 구석구석을 망가뜨리는 패혈증(미생물 감염으로 전신에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발생할 수 있다. 패혈증성 쇼크는 반려동물의 생명을 위협한다. 그래서 자궁축농증은 상당히 무서운 질병이다. 참고로 자궁경부가 열려 있는 개방형 자궁축농증은 보호자가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진료가 빨리 이루어지는 편이다. 반면에 폐쇄형 자궁축농증은 심각해진 다음에 진단될 때가 많다.

자궁축농증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음식 거부(자궁 내에 축적된 염증물이 몸으로 흡수되면서 몸 상태가 안 좋아져 발생한다.) ▲무기력 및 활동성 저하(조는 시간이 많아진다.) ▲구토(몸에 흡수되는 독소가 증가해 발생한다.) ▲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봄(자궁축농증을 앓는 개 중 상당수가 이 증상을 보인다.) 등이다.

중성화수술을 받지 않은 반려견이 한두 달 전에 발정기가 있었고 질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위와 같은 증상을 보이면 서둘러 동물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진료가 늦어지면 자궁 안에 고름이 계속 쌓여 결국 자궁이 파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병원에서는 자궁축농증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와 엑스레이검사, 초음파검사를 진행한다. 자궁축농증으로 확진되면 바로 수술로 자궁과 난소를 제거해야한다. 자궁축농증은 응급질환이기에 환자가 나이가 많거나 마취 위험성이 높아도 수술해야 한다. 자궁 파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수술 후 생존율과 예후가 좋은 편이다.

자궁축농증을 예방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중성화수술이다. 출산 계획이 없을 땐 생후 6~8개월 정도에 중성화수술을 해주면 가장 좋다. 출산 계획이 있으면 어렸을 때 출산을 마무리하고 건강한 상태에서 중성화수술을 해주는 게 이상적이다. 중성화수술은 유선종양, 자궁·난소 종양 등 여러 질환을 함께 예방할 방법이니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꼭 고려해볼 만 하다.

만약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을 생각이면 암컷의 발정기가 끝나고 2~3개월 동안 상태를 세심히 관찰하고 위에 소개한 증상이 보이면 되도록 빨리 동물병원을 찾아주기 바란다. 자궁축농증은 7살이 넘는 암컷에게 주로 발생하니 해당 반려견의 보호자는 이를 꼭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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