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여성과 남성의 미묘한 차이를 잡아라!
심혈관질환, 여성과 남성의 미묘한 차이를 잡아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9.2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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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은 세계 심장의 날
여성은 폐경 이후 발병률 급증
전형적 증상인 흉통보다는
호흡곤란·오심·소화불량 호소
남성과 다른 가이드라인 마련을

심혈관질환은 생명의 원동력인 심장,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말합니다. 그런데 심혈관질환도 남성과 여성 간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헬스경향은 ‘세계 심장의 날(9월 29일)’을 맞아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전 세계 사망원인 1위 심혈관질환. 이제 보다 현명하게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편집자 주>  

심혈관질환은 증상, 발병연령 등에서 남녀별로 미묘한 차이가 있어 이를 고려한 별도의 가이드라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심혈관질환은 남녀 모두에게 치명적이지만 발병연령, 증상 등을 좀 더 세밀히 살펴보면 남녀 간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여성발병연령이 더 높다?(○)

과거 심혈관질환은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 간의 연구결과 여성의 심혈관질환발병률 역시 남성 못지않다. 단 여성의 발병연령이 남성보다 5~10년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성지동 교수는 “폐경기 전까지는 여성의 심혈관질환발병률이 확연히 낮지만 폐경을 기점으로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며 “60세를 넘으면 남녀유병률이 점차 비슷한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폐경 후 여성의 심혈관질환발병률이 증가하는 이유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이상지질혈증을 개선하고 항염증 및 항산화효과로 심혈관계를 보호한다고 알려졌다.

■여성사망률이 더 높다?(△)

미국심장학회지에는 50세 이하 젊은 여성의 심근경색사망률이 같은 나이의 남성보다 2배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망률의 경우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아 남녀차이를 한 가지 이유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즉 병은 보통 나이가 많을수록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여성에서 더 늦게 심혈관질환이 발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히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심혈관질환증상이 여성에서 다소 비전형적으로 나타나 진단이 늦어지는 것을 이유로 보는 의견도 있다.

■남녀 간 증상 다르다?(○)

가슴 한가운데가 조이는 듯한 흉통은 심혈관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하지만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여성은 흉통보다 호흡곤란, 소화불량, 오심, 구토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는 “여성은 증상표현에서도 남성과 차이를 보인다”며 “대표적으로 협심증의 경우 남성은 왼쪽 가슴이 조이는 등 전형적인 흉통을 호소하지만 여성은 가슴이 울컥하다, 체한 것 같다, 숨이 찬 것 같다 등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통증지속시간에도 차이가 있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심완주·박성미·조동혁 교수팀이 흉통호소환자 154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5분 이내의 짧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48.4%)가 많았지만 여성은 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54.6%로 더 많았고 심지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27%로 나타났다.

■여성 고려한 심혈관질환 가이드라인 필요

전문가들은 심혈관질환에서 남녀차가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실제 의료현장에 반영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박성미 교수는 “특히 여성은 비전형적 증상을 보여 진단이 늦어질 수 있고 심혈관계 약물에 대한 부작용도 더 많다”며 “현재 심장질환의 근거가 되는 연구와 가이드라인은 대부분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반영하고 있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남녀 간 다른 진단기준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의료선진국에서는 남녀차이를 고려해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정, 의료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심장학회에서는 50세 이상 여성이 어떤 형태로든 흉통을 호소하면 허혈성심장질환에 대한 위험을 중증도 이상으로 판단하고 심장검사를 시행한다. 박성미 교수는 “50세 이상 여성이 비전형적 증상을 보여도 협심증일 위험이 중등도에 해당돼 보다 적극적인 진단·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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