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결코 안전한 ‘어린이 염색약’은 없다!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결코 안전한 ‘어린이 염색약’은 없다!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19.09.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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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다양한 매체발달로 개성을 뽐낼 기회가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어린이에게도 화장품이 필수가 됐고 이들의 화장기술은 대부분 유튜브나 SNS를 통해 연마된다. 이 추세가 최근 들어 셀프염색영상 등을 통해 모발영역까지 확장되고 있어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염모제(염색약)뚜껑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냄새. 정말 한창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괜찮을까? 미용실 헤어전문가들은 어린이에게 사용하는 염모제는 ‘순하기’ 때문에 덜 해롭다고 부모들을 설득한다. 그런데 화학물질의 결정체인 염모제가 순하다고?

염모제는 모발에 색상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느냐에 따라 영구염모제, 반영구염모제, 일회성염모제로 나뉜다. 영구염모제는 1제와 2제를 혼합해 사용하는데 1제는 염료와 알칼리제, 2제는 과산화수소로 이뤄져 수개월간 원하는 색상이 유지된다.

반영구염모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컬러매니큐어’나 ‘컬러왁싱’으로 모발표면에 색상을 입히기만 할뿐 모발의 큐티클층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속시간이 2~3주 정도로 짧다. 또 일회성염모제는 1회만 유지되는 일시적 염모제로 헤어스프레이, 헤어마스카라 등이 있다.

우리가 흔히 멋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염모제는 영구염모제로 암모니아의 알칼리성을 이용, 모발의 큐티클층을 느슨하게 만들고 과산화수소가 멜라닌색소를 탈색해 그 자리에 염료가 착색되는 원리다. 어른용이든 어린이용이든 이 원리를 이용하지 않는 영구염모제는 없다.

멜라닌을 탈색하고 합성염료를 결합시키기 위해서는 모발의 큐티클층에 화학반응을 일으켜야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모발손상은 필연적이며 특히 어린이의 경우 모발이 약하고 가늘어 더욱 치명적이다.

염료제의 가장 큰 독성은 강한 알칼리성을 띠는 1제의 염료와 알칼리제가 원인이다. 이중 ‘PPD’, 즉 ‘파라페닐렌디아민’ ‘P-페닐디아민’은 인공염료로 분자가 작아 모발에 잘 침투되고 발색력이 뛰어나 염모제의 기본이 된다. 하지만 독성이 높아 알레르기성접촉피부염, 두피질환, 부종 등을 유발한다. 더 심각한 것은 두피의 모낭을 통해 흡수된 후 혈액을 따라 신장으로 들어가 소변으로 배출될 때 신장에 상당한 무리를 준다는 점이다.

최근 PPD의 유해성 때문에 ‘無PPD’를 앞세워 어른은 물론 어린이에게도 안전하다는 제품도 나왔다. 하지만 PPD와 비슷한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한 원하는 색상은 결코 낼 수 없다. PPD의 대체물질로 ‘5-디아민’ ‘황산톨루엔-2’성분이 쓰이는데 피부접촉 시 자극, 수포, 간 이상위험이 있으며 눈에 자극을 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즉 이 성분도 안전하지 않은 것이다.

또 ‘천연식물성염색’이라고 소비자들을 현혹시키지만 이 역시 암모니아와 과산화수소를 첨가해 모발의 큐티클층을 뚫고 들어가 탈색시키는 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화학물질을 첨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자연유래성분이 첨가된 염모제’일 뿐 천연성분으로 만들어진 염모제는 아닌 것이다. 결국 업체에서 얘기하는 어린이가 사용해도 되는 순한 염모제란 ‘자연유래성분이 첨가된 제품’일 뿐 화학물질이 배제된 안전한 제품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순하면서도 영구적으로 색상이 유지되고 독성조차 없는 염모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소중하게 보호해야할 우리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화학제품으로 오염시키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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