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묘 3마리 중 한 마리가 앓는 ‘신장질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묘 3마리 중 한 마리가 앓는 ‘신장질환’
  • 박자실 부산동물병원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내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9.2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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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실 부산동물병원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박자실 부산동물병원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내과원장

신장은 몸에서 여러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노폐물을 걸러서 배설하며 몸의 수분과 염분의 양을 조절해 혈액과 체액의 전해질, 산-염기평형을 유지한다. 또한 혈압을 조절하고 조혈 호르몬을 분비해 빈혈을 예방한다. 비타민D를 활성화해 인체의 칼슘 섭취와 그 작용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노령견 10마리 중 한 마리, 노령묘 3마리 중 한 마리는 신장질환을 앓는다. 고양이는 신장기능을 담당하는 네프론의 수가 개보다 적고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 음수습관, 육식동물이라는 점 때문에 신장질환이 더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개보다 식이조절과 음수관리,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으면 더 오랜 기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고양이의 신장상태를 평가해야 한다. 혈액검사로 신장이 안 좋다는 걸 알게 된 때는 안타깝게도 이미 신장의 기능이 67% 정도 손상되고 33% 정도 남아 있는 때다. 3기 신부전은 신장기능이 25%, 4기 신부전은 10% 남아 있는 상태다. 각 병기에 따라 관리법이 달라진다. 다행히 고양이는 2기 신부전으로 진단된 경우 그에 따른 치료를 잘 받는다면 평균 3년 이상 수명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부전 초기에 진단이 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부전은 신장으로만 배설되는 크레아티닌 수치로 병기를 나눈다. 이보다 6~7개월 전에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지표인 SDMA 또는 UPC, 혈압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빈혈이나 고혈압이 동반되었는지에 따라 고양이 삶의 질이 달라지고 수명도 달라질 수 있어 빈혈검사와 혈압측정이 필요하다. 신부전으로 진단된 경우 고양이는 입맛이 까다로워 처방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어려운데, 인이 제한된 처방 사료 혹은 처방 캔을 꾸준히 먹으면 생존기간이 훨씬 길어지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다양한 형태의 사료를 먹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고양이가 평소보다 물을 많이 먹거나, 식욕이 떨어져서 체중이 줄어든다면 신부전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신부전이 있다고 병원에 자주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수치가 안정적으로 조절되면 3~4개월 주기 검사로도 관리할 수 있다. 신부전, 이름만 들어도 우리 고양이에게 찾아오지 말았으면 하겠지만, 노령묘 3마리 중 1마리는 신부전을 어찌 피할 방법이 없다. 조기 진단과 관리로 사랑스러운 우리 고양이들을 지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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