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숨쉬는 횟수가 중요하다니까! – 고양이 비대성심근병증②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숨쉬는 횟수가 중요하다니까! – 고양이 비대성심근병증②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09.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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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고양이 비대성심근병증은 메이쿤과 랙돌에서 유전병으로 확인된 바 있다. 그밖에 페르시안, 브리티시숏헤어, 아메리칸숏헤어 등에서 잘 발생한다. 하지만 가장 흔하게 확인되는 품종은 그 나라 토종고양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코숏이라고 할 수 있다. 이유는 이 종에서 잘 발생한다기 보다 이 종을 많이 키우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 대략 네 마리 중에 세 마리는 수컷에서 발생한다.

비대성심근병증은 ‘타고난 부분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하기 전에 ▲갑상선기능항진증 ▲만성신장병 ▲전신고혈압 등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왜냐하면 이런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비대성심근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병으로 발생한 비대성심근병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순 없지만 갑상선약을 먹거나 혈압을 낮춤으로써 비대성심근병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비대성심근병증을 앓는 고양이라고 모두 심근병 관련된 증상을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다수의 고양이는 외형적으로 멀쩡하다. 실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바로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근육질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에요 – 고양이 비대성심근병증①, 2019년 9월 19일자 칼럼), 폐수종이나 흉수에 의해 발생한다. 호흡이 가빠지고 힘들게 숨을 쉬기도 하며 심지어 입을 벌리고 숨을 쉬게 된다.

단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잠잘 때 호흡수가 증가하게 된다. 보통 정상적인 고양이는 분당 숨쉬는 횟수가 25회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비대성심근병증이 있는 고양이의 경우 30회가 넘을 수 있다. 따라서 비대성심근병증이 우연히 진단된 무증상의 고양이의 경우 정기적으로 호흡수를 측정하는 것이 질병의 진행과정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고양이 비대성심근병증 진단을 위해선 ▲방사선 검사 ▲NT-proBNP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 방사선 검사에서는 심장의 크기와 폐수종, 흉수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심전도 검사를 통해 부정맥이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심근병 진단에 보조검사로써 또 폐수종이나 흉수가 있어 호흡곤란을 보이는 고양이의 경우 방사선, 초음파 검사는 위험할 수 있다. 떄문에 채혈을 통한 NT-proBNP 검사를 통해 심근병 존재여부와 심각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심근병을 치료하면서 상태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검사로 유용하다.

심근병 진단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검사는 심장초음파 검사인데, 고사양의 초음파 장비와 숙련된 수의사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심장에 문제가 있는지부터,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얼마나 심각한지 등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검사이며 이러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약처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검사다.

이전 칼럼에서 다루었지만 비대성심근병증이 발생하면 심근이 두꺼워져 좌심실에서 혈액을 충전하기 힘들어진다. 충전량을 늘리기 위해 개의 심장병과는 달리 고양이 심근병에선 심장을 둔하게 만드는 약을 처방한다. 단 심장병 단계에 따라 처방약물은 달라지기 때문에 아래 사항을 충분히 파악한 후에 결정해야한다.

심장병 치료를 결정하는 요소는 세가지가 있는데, ▲비대성심근병증이 존재하는지 ▲얼마나 심각한지 ▲관련해서 증상이 있는지 이다. 심근병이 있고 관련 증상이 있는 경우는 무조건 치료해야한다. 하지만 심근병이 있지만 심각하지 않고, 증상도 없는 경우 치료대상이 아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경우는 심근병이 있는데 증상은 없지만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심각한 소견이 확인된 경우다. 이 경우 약을 먹는 것이 ‘좋다/아니다’부터 ‘약을 먹으면 어떤 약을 먹어야 좋다’ 등의 의견이 분분하다. 필자의 경우, 가장 필요한 약물 위주로 처방을 하는 편인데 위에 언급한 심장을 둔하게 만드는 약부터, 혈관확장제, 항혈전제 등을 처방한다.

무증상의 비대성심근병증의 경우 5년 넘게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필자의 경험상 진단 후 일년을 넘기기 힘든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초기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한 확실한 심장 상태 확인과 호흡수 모니터링,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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