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장기의 위험한 일탈, ‘탈장’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장기의 위험한 일탈, ‘탈장’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0.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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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반려동물의 서혜부나 배, 옆구리 부위가 불룩하게 나온 것을 보고 병원을 찾는 보호자가 종종 있다. 보통은 잘 알려진 종양을 의심하지만 진단해보면 탈장인 사례도 많다. 탈장이란 장기나 지방이 원래 위치를 벗어나 돌출되는 것을 말한다. 선천적인 복막 이상, 근육 노화, 낙상, 교통사고 등으로 발생한 외상이 반려동물 탈장의 주요원인이다.

반려동물에게 주로 발생하는 탈장은 부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배꼽 탈장으로 출생 후 탯줄이 잘린 부위가 제대로 닫히지 않아 발생한다. 배꼽 주변부를 만졌을 때 피부 아래로 구멍이 만져진다. 지방만 탈출한 경우 아무 증상이 없지만, 소장 등 장기가 탈출하면 구토, 복부 불편,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난다.

두 번째는 서혜부 안쪽에 날 때부터 갖고 있던 구멍이 좁혀지지 않거나 노화로 아랫배 근육이 약해져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이다. 방광이나 자궁조직이 빠져나오면 급격히 상태가 나빠질 수 있어 위험하다.

세 번째 회음부 탈장은 주로 중성화되지 않은 수컷 강아지에게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항문 주변부 근육이 약해지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전립선이 비대해져 발생한다. 변비, 요실금, 복통, 배변 시 출혈 등 반려동물을 괴롭게 하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탈장 교정과 함께 중성화수술을 진행한다.

네 번째 횡격막 탈장은 선천적으로 횡격막에 구멍이 있거나 외상이 발생해 횡격막이 손상돼 장기가 흉강으로 침입하는 것이다. 장기가 복벽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하거나 만져보는 것으로 진단이 어렵다. 폐가 압박돼 호흡곤란, 청색증 등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탈장이 악화돼 빠져나온 장기가 많아지면 돌출된 부분이 딱딱해지고 커진다. 또 탈장이 발생한 부위의 복벽이 수축해 혈액공급이 중단되면 염증이 발생하거나 장기괴사, 폐색이 일어날 수도 있다. 반려동물의 배에 전에 없던 형체가 잡히고 구토, 기력저하, 식욕감퇴 등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이른 시일 내에 동물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탈장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이다. 탈장 부위 피부를 절개해 빠져나온 장기를 손상 없이 복구하고 봉합한다. 특히 초기에 발견해 염증이나 괴사로 진행되기 전에 조치한다면 매우 간단한 수술이 될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있던 탈장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 안심해도 되는 걸까? 반려동물에게 탈장이 있어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신경 쓰지 않는 보호자가 많지만, 그것은 훗날 큰 화가 될 수도 있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얇아지고 약해져서 갑자기 많은 장기가 한꺼번에 빠져나오기도 한다. 심한 탈장은 장기파열이나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쇼크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직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탈장이라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상태 변화를 살피고 최악의 사태를 예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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