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워터프루프 화장품’, 편리하지만 피부건강엔 “글쎄올시다”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워터프루프 화장품’, 편리하지만 피부건강엔 “글쎄올시다”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19.10.0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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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24시간 동안 지속’ ‘번짐 없음’ ‘물속에서 완벽한’ 등의 문구를 통해 홍보하고 있는 ‘워터프루프(waterproof) 화장품’은 단어 그대로 ‘땀이나 물에 잘 지워지지 않는 화장품’을 말한다.

이들 제품은 ‘워터 인 오일(water in oil)’ 형태로 만들어져 피부표면에 유분막을 형성, 외부에 대한 반발력을 키워 유효성분이 유분이나 땀, 물 등에 의해 번지지 않게 하는 원리다. 얼마 전까지는 여름철 특수 아이템으로만 판매됐지만 지금은 잘 지워지지 않는 화장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찾는 제품이다.

화장이 잘 지워지지 않으면 수시로 화장을 고쳐야하는 번거로움은 확실히 줄어든다. 하지만 피부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대표적인 워터프루프 화장품으로는 메이크업제품이 주를 이루는데 자외선차단제, 파운데이션, 립틴트, 마스카라, 아이라인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제품은 방수력을 기본으로 강한 흡착력을 갖추고 있어야한다. 이 기능을 하는 화장품성분으로는 미네랄오일이나 실리콘베이스오일인 ‘사이클로펜타실록산’ 등이 있다.

특히 피부전체에 발라야하는 자외선차단제, 파운데이션의 경우 모공을 막아 땀과 같은 노폐물의 배출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아 피부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지성피부나 여드름피부는 이들 제품사용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또 흡착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닦아낼 때도 일반 세정과는 달리 진행해야한다. 워터 인 오일 형태이기 때문에 피부에 덮인 유분막을 같은 오일성분으로 닦아낸 후 세정력이 높은 클렌저로 여러 번 닦아내야한다. 이때 피부자극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민감성이나 아토피 피부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립틴트나 립팩은 어떨까? 이들 염료는 대부분 화학성분으로 발색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입술은 다른 부위에 비해 얇고 피지선이 없어 건조할 수밖에 없다. 색이 짙고 오래 지속되는 제품일수록 건조함은 더해지는데 특히 립팩의 경우 붙었다 떼었다하는 과정에서 입술자극이 심해지고 입술보호막이 함께 뜯겨 나가 유해성은 더욱 높아진다.

마스카라나 아이라인의 경우 사실 바를 때보다 지울 때가 문제다. 이들 제품은 워터프루프 전용클렌저를 사용해 코팅된 속눈썹 한 올 한 올, 속눈썹 점막 사이사이까지 화학제품으로 지워내야하기 때문에 눈 주변 자극이 더 심해진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물리적인 자극으로 인해 점막은 물론 기존 속눈썹까지 빠지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눈가가 예민하거나 눈 주위의 잔주름이 걱정된다면 워터프루프 아이메이크업 제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워터프루프 화장품은 피부건강 측면에서 봤을 때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 피부는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리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최선이다. 편리함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피부건강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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