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㉙염증성장질환과 건선의 공통점은?
[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㉙염증성장질환과 건선의 공통점은?
  •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0.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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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서울시 보라매병원 연구팀이 2011~2015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건선환자의 염증성 장질환 유병률을 분석했는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통계적으로 건선이 있는 환자에게 염증성장질환 발생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건선은 아토피처럼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염증성피부질환이다.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등에 붉은 반점과 은백색의 껍질이 덮이는 형태로 나타난다. 아토피처럼 가려움증이 심하진 않지만 한 번 걸리면 잘 낫지 않고 뾰족한 치료법이 없는 난치성질환이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이 대표적인 염증성장질환은 대장, 소장 등에 염증과 궤양으로 인해 심한 복통과 설사, 혈변 등이 발생한다. 일상생활에 치명적인 어려움을 가져오는 질환이다. 이 역시 회복이 어려운 난치성질환이다.

언뜻 보기에 건선과 염증성장질환은 전혀 다른 질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질환들의 특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뚜렷한 연관성이 있다.

면역체계의 이상이 원인이 돼 나타나는 질병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증상이 신체 여러 부위에 동시에 나타나는 게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관절이 아픈데 눈이 침침해지고 피부가 붉어지면서 배가 자주 아파오는 등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증상만으로도 괴로운데 여러 증상이 나타날 때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일상생활의 고통은 물론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것이 자가면역질환이기에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와 신약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가면역질환을 완벽히 치료할 수 있는 단일 요법은 아직까지 없는 실정이다.

붉은 홍반과 은백색의 인설이 나타나는 건선, 복통과 설사를 유발하는 염증성 장질환은 모두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병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붉은 홍반과 은백색의 인설이 나타나는 건선, 복통과 설사를 유발하는 염증성 장질환은 모두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병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떤 연구자는 암과 자가면역질환을 한 가지 약으로 고친다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방법이라고도 한다. 너무나 많은 변수와 상황에서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병하는 질환을 한 가지 약으로 다스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진료 일선에 있는 의사들이 치료를 포기할 수 없는 노릇이다. 류마티스내과에서는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까지 개발된 약들을 환자의 증상과 상황에 맞게 조합해 처방함으로써 환자의 고통을 줄여준다. 한방에서는 신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 염증이 스스로 아물도록 돕고 면역체계가 안정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로 환자들을 돕고 있다.

완벽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자가면역질환은 생활습관 교정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약을 먹고 치료를 받는 것으로 해결될 것이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내가 생활하는 모든 것이 나의 면역체계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가면역질환에 맞는 적절한 치료와 함께 좋은 생활 패턴이 유지되도록 힘써야만 최선의 치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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