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도 치료법도 제각각…‘비만’도 맞춤관리가 필요해!
원인도 치료법도 제각각…‘비만’도 맞춤관리가 필요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0.1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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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일은 ‘세계 비만의 날’ 및 ‘비만예방의 날’
비만은 그 원인과 비만정도, 개인이 갖고 있는 위험요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먼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비만은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이 하나로 수많은 합병증이 뒤따라온다고 알려졌다. 각종 암을 비롯해 뇌졸중, 심혈관질환, 수면무호흡증, 당뇨병, 고혈압 등 모두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질병들이다.

다행히 과거보단 비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몸무게만 줄이면 된다’는 생각에 무리한 다이어트에 돌입, 결국 건강을 해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오늘(10월 1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비만의 날’이자 보건복지부와 대한비만학회가 제정한 ‘비만예방의 날’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개인의 비만정도와 원인, 위험요인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파악 후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비만에도 판정기준이 있다!

비만은 정확히 말하면 몸에 체지방이 많은 상태로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를 통해 판정할 수 있다. 우선 체질량지수(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에 따라 ▲비만 전 단계(과체중) ▲1단계 비만 ▲2단계 비만 ▲3단계 비만(고도비만)으로 나뉜다. 우리나라 사람의 비만기준은 체질량지수 25이상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지방보다 근육량이 많은 운동선수 또는 임신부나 수유부, 연약한 노인 그리고 정확한 신장을 측정할 수 없는 척추측만증환자에서는 체질량지수로의 판단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허리둘레로는 지방의 분포를 평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은 허리둘레 90cm, 여성은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정의한다. 이밖에 CT검사를 통해 복부지방을 좀 더 세분해서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눠 각각의 면적을 측정할 수 있다.

■비만 일으킨 원인 정확히 파악하기

비만의 원인은 쉽게 말해 먹는 것에 비해 덜 움직여서다. 하지만 비슷한 음식을 섭취해도 개인마다 지방축적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는 “이는 유전, 연령, 환경화학물질, 장내미생물 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이밖에도 갑상선기능저하증, 다낭성난소증후군, 쿠싱증후군, 약물 등에 의해서도 비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비만의 원인이 될 만한 질병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반질환 위험도 개인마다 달라

비만은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등의 발병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배 이상 높다. 이는 결국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까지 부르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또 비만은 지방간, 통풍, 관절염, 수면무호흡증, 각종 암 등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동반질환이 발생할 위험도는 개인마다 다르다. 즉 체질량지수가 같아도 복부비만이 있으면 동반질환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것이다(상단 표 참고).

■다양한 비만치료법

이처럼 비만은 전신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병이다. 단 치료방법에도 단계가 있어 무조건 식사량부터 줄이거나 심하게 운동해서는 안 된다.  

①식이·운동요법

일단 비만관리의 기본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해 섭취와 소비칼로리를 조절하는 것이다. 먼저 표준체중을 구해 이를 목표로 삼고 식사 및 운동계획을 짠다. 표준체중은 남성은 키(m)×키(m)×22, 여자는 키(m)×키(m)×21로 계산한다.

체중의 5~10%를 6개월 내에 감량하는 것을 일차목표로 삼고 일반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라면 표준체중에 약 30Kcal 정도를 곱해 하루 총 섭취칼로리를 계산한다.

단 정인경 교수는 “하루 800kcal 미만의 초저열량식사는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할 순 있어도 두통부터 저혈압, 빈혈, 위장관기능이상 같은 부작용뿐 아니라 중단 후 다시 급격한 체중증가를 일으킬 수 있어 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운동 역시 무리하지 말고 준비운동부터 시작해 하루 20분씩 1주 간격으로 10분씩 늘려 약 1시간 정도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365mc 천호점 조민영 대표원장은 “신체는 같은 체중을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갖고 있어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하면 그만큼 근력과 기초대사량도 떨어질 수 있다”며 “현재 자신의 생활패턴에서 실천 가능한 식이요법과 지속할 수 있는 운동요법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가령 세 끼를 다 챙겨 먹되 밥을 반 공기로 줄이거나 두부나 닭 등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하는 식단을 구성해보고 택시보다는 대중교통을, 지하철에서는 에스컬레이터보다 계단을 활용하는 등 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다.

개인에게 맞지 않는 식이·운동요법은 효과도 못 보고 건강만 상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개인에 맞는 방법을 찾아 단계별로 차근차근 목표를 달성해가야한다.
개인에게 맞지 않는 식이·운동요법은 효과도 못 보고 건강만 상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개인에 맞는 방법을 찾아 단계별로 차근차근 목표를 달성해가야한다.

②식이·운동요법+약물치료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해 큰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정인경 교수는 “약물치료는 식욕억제제나 지방흡수차단제 등이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우므로 약물치료와 함께 식사와 운동요법을 병행해야한다”며 “약제 역시 전문가와 상의 후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된 약을 처방받아야한다”고 말했다.

③비만대사수술

▲체질량지수가 35㎏/m² 이상인 고도비만이거나 ▲체질량지수가 30㎏/m²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질환(고혈압,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비알콜성지방간, 위식도역류증, 제2형당뇨병, 고지혈증, 천식, 심근병증, 관상동맥질환, 다낭성난소증후군, 가뇌종양)을 갖고 있는 경우 ▲기존의 생활습관 개선 및 약물치료로 체중감량에 실패한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비만대사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체중감소뿐 아니라 관련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자기 초과체중의 60~80%를 감량할 수 있으며(가령 120kg 사람의 정상체중이 70kg일 때 초과체중 50kg의 60~80%인 30~40kg을 수술 후 1~2년에 걸쳐 감량)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50~60%, 당뇨병은 85%, 암 관련 사망률은 46%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 비만이 개선되면 당뇨병환자의 85%가 약물투여 없이 정상혈당을 유지할 수 있고 고혈압환자의 60~70%가 혈압을 조절할 수 있게 되는 등 비만으로 인한 동반질환의 96%가 사라지거나 개선된다고 알려졌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비만대사수술클리닉 이하예민 교수(위장관외과)는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대표적인 비만대사수술에는 루와이 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이 있는데 이는 비만정도, 동반질환, 개인의 생활습관 및 선호도를 충분히 고려해 결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루와이 위우회술

▲루와이 위우회술=위를 식도 부근에서 잘라 작게 남기고 위와 분리한 후 소장과 연결해주는 방법이다. 위에 저장되는 음식 양도 줄고 이마저도 영양분 흡수기관인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장으로 가기 때문에 체중감소는 물론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이 완치되거나 뚜렷하게 개선된다. 체중감량효과가 위소매절제술보다 크다고 알려졌으며 수술 후 6개월까지는 급속히, 18~24개월까지는 꾸준히 감량돼 초과체중의 약 80% 정도가 감량된다.

단 수술 후 비타민B12, 철, 칼슘 등의 대사이상이 발생할 수 있고 위 우회로 인해 내시경적 시술이 어렵다. 따라서 위암 가족력이나 위십이지장궤양 등이 있는 환자는 수술 결정 시 이 점을 고려해야한다.

위소매절제술

▲위소매절제술=늘어난 위의 80%를 수직으로 절제해 위 용적을 줄임으로써 섭취량을 제한하는 수술이다. 위의 용적을 줄였기 때문에 적은 양만 먹어도 금방 포만감이 들어 결국 먹는 양이 줄고 수술 전 있었던 병적 또는 강박적인 식욕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체중감량효과는 위우회술보다 다소 적거나 비슷하다고 보고됐다. 소화기관의 해부학적 변형이 없어 남아있는 위나 십이지장에 대한 검사가 용이하며 음식물도 수술 전 원래의 길로 내려가기 때문에 영양학적 불균형문제나 덤핑증상(음식물이 급격하게 대량으로 작은 창자에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모든 증상. 오심·구토·설사·복통·심계항진·발한·현기증·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남)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 위우회술보다 수술시간이 짧고 간단해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수술로 변환이 쉽다.

하지만 절제부위 누출이나 남아있는 위에 협착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수술 후 고칼로리 음식 섭취 시 체중감소효과가 떨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위식도 역류질환이 발생하거나 심해질 수 있다.

이하예민 교수는 “2형당뇨로 오래 치료받은 환자나 위식도 역류가 심한 경우에는 위소매절제술보다는 루와이 위우회술이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위암 전구병변인 위선종을 갖고 있거나 위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수술 후 추척관찰이 가능한 위소매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만대사수술은 지난 1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들의 수술비 부담이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 적용대상은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 심혈관질환 (심근병증, 관상동맥질환)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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