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도 ‘시력 도둑’ 녹내장에 걸린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도 ‘시력 도둑’ 녹내장에 걸린다!
  • 김세은 24시 해마루동물병원 외과 부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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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은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외과 부장
김세은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외과 부장

녹내장은 안구 내측의 압력이 정상 이상으로 올라가는 등의 일차적인 원인으로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겨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개는 대부분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의 기능 이상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은 안압이 정상 범위 이상으로 오르는 녹내장뿐만 아니라 시야에 이상이 있어서 병원을 방문하는 때도 많으며, 안압이 정상 범위 이상으로 약간 올라가면서(초기 녹내장) 발생하는 이상 증상을 자각할 수 있어서 안압이 심하게 높지 않을 때 빨리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경우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녹내장 초기에 발생하는 증상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악화되고 나서 동물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안구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쉽게 말하면 안방수 생성과 안방수 배출의 균형이 깨져서 안압이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 원발성 녹내장은 안방수가 배출되는 부분이 유전적으로 좁거나 나이가 들면서 좁아지는(막히는) 경우에 발생하며, 속발성녹내장은 염증 등의 다른 원인(안방수 이동 경로 혹은 배출로의 폐쇄)으로 발생하게 된다.

녹내장으로 높아진 안압을 낮추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안약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안압이 효과적으로 낮아지지 않을 땐 수술적인 방법으로 원발성 녹내장을 치료하기도 한다. 속발성 녹내장은 녹내장을 유발한 원발질환을 먼저 치료하지 않으면 안압이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치료 방법과 예후가 환자에 따라 모두 다를 수 있다.

안압이 오른 상태로 수일이 지나게 되면 시신경세포는 비가역적인 손상을 입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영구적인 실명이 발행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녹내장은 응급질환이라 볼 수 있다. 녹내장이 발생하면 한꺼번에 시력을 잃는 것이 아니라 점점 시야가 좁아지면서 시력을 잃게 된다. 녹내장은 시력 소실 이외에도 앞서 설명할 것처럼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시력이 있는 상태 혹은 시력이 없는 상태더라도 빨리 치료해 줘야 한다.

녹내장의 임상 증상은 녹내장의 경과, 원인, 안압 상승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보호자가 느낄 수 있는 임상증상으로는 ▲흰자위(공막) 부분의 굵은 혈관 발달 ▲산동(반대편 눈보다 동공이 커짐) ▲각막부종 ▲통증 호소가 있다. 녹내장에 따른 통증은 눈에 상처가 난 것 같은 날카로운 통증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은 머리가 아픈 것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으며 동물은 잠을 많이 자거나 밥을 먹지 않는 등의 행동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녹내장이 발생했을 때 빨리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서 안압을 체크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원발성 녹내장은 아메리칸 코카 스파니엘, 바셋하운드, 비글, 시베리안 허스키, 푸들, 래브라도 리트리버, 보스턴 테리어 등의 품종에게 호발한다고 보고돼 있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우각(안방수 배출로)의 변형이 생겨서 안압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기 검진에서 안압 상승의 조짐이 보일 경우 투약, 집중 모니터링을 해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동물은 한쪽 눈만 보여도 잘 보이는 것처럼 다닐 수 있기 때문에 한쪽 눈에만 녹내장이 온 경우 보호자가 임상 증상을 빨리 확인하기 힘들 수도 있다. 반려동물의 소중한 시력을 유지해주기 위해 매일 눈을 들여다보고 녹내장이 의심되는 증상이 보이면 빨리 동물병원에 방문해서 안과 검진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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