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 전수하는 나라로 우뚝”…전 세계서 찾아오는 한국 병원
“의료기술 전수하는 나라로 우뚝”…전 세계서 찾아오는 한국 병원
  • 허일권 기자 (H.onebook@k-health.com)
  • 승인 2019.10.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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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한민국 의학계는 선진국의 기술을 전수받으며 성장했다. 환자들은 국내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의학계도 마찬가지다. 의학기술을 전수해줌은 물론이고 세계 의학발표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최근 한국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완치한 외국인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처음 브랜들 씨와 박형주 교수가 만났을 때는 수술을 권하지 않았다고 한다. 복합기형이라 성공하기 어렵고 재수술하면 합병증의 위험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랜들 씨는 오히려 박형주 교수를 믿는다며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라고 독려해 수개월 간의 숙고 끝에 수술이 성사됐다고 한다.
처음 브랜들 씨와 박형주 교수가 만났을 때는 수술을 권하지 않았다고 한다. 복합기형이라 성공하기 어렵고 재수술하면 합병증의 위험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랜들 씨는 오히려 박형주 교수를 믿는다며 도전하라고 독려해 수개월간의 숙고 끝에 수술이 성사됐다고 한다.

■서울성모병원 “세계에서 인정받은 오목가슴·새가슴 교정수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지난해 스웨덴에 사는 23살 크리스토퍼 브랜들 씨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그는 독일에서 오목가슴과 새가슴을 교정하기 위해 받은 수술이 실패해서 재수술할 병원을 알아보던 중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박형주 교수의 수술법과 실적을 접하고 메일을 보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오목가슴은 선천성기형으로 앞가슴 연골과 흉골의 발달 이상으로 가슴이 오목하게 들어간 상태를 말한다. 외국 통계에 의하면 1000명 중 1명 발생한다. 가슴뼈가 볼록 튀어나온 상태가 새가슴이라면 움푹 들어간 가슴이 오목가슴이다. 함몰된 가슴뼈가 심장과 폐를 압박해 기능장애를 가져오고 미관상 문제를 초래한다.

재수술을 결심한 브랜들 씨는 올해 4월 한국을 찾아와 박형주 교수를 만나 수술법과 일정 등을 논의했다. 재수술 결심은 쉽지 않았지만 박형주 교수와 대화한 끝에 ‘흉벽개형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오목가슴교정을 위한 너스수술법은 국내외에서 많이 시행됐다. 하지만 새가슴이나 복합기형은 고칠 수가 없어 문제였다. 이에 박형주 교수는 흉벽개형술 수술법인 ‘샌드위치 수술법’을 개발함으로써 복합흉벽기형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수술법은 오목가슴, 새가슴을 한꺼번에 교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10월 2일 재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브랜들 씨는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해 수술 5일 만에 무사히 퇴원했다. 브랜들 씨는 “처음에 독일에서 수술받고 고생한 것과 무척 대비되는 경험”이라며 “완벽한 수술을 해주셔서 기쁘고 감사하고 박형주 교수님의 수술법이 널리 알려져 오목가슴·새가슴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성공적인 수술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형주 교수는 1999년 국내 최초로 너스수술을 시작한 이래 국내 오목가슴 환자의 약 70%를 수술하고 있다. 현재 3200여건의 막대삽입술, 2500여건의 막대제거술 등 총 5700례 이상의 오목가슴/새가슴 수술로 국내를 넘어 세계 최다 수준의 수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세계흉벽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학회 고문으로 세계 흉벽외과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국내외 의사들에게 수술시연과 세계 각국으로의 방문 수술을 통해 오목가슴 수술의 해외전파와 의술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양우 병원장을 비롯한 의료진과 한국구세군 박희범 사회복지부장, 비젼K 조재익 공동대표,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관계자 등은 완치 축하파티에 참석해 아이들의 완치를 축하해줬다.
김양우 병원장을 비롯한 의료진과 한국구세군 박희범 사회복지부장, 비젼K 조재익 공동대표,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관계자 등은 완치 축하파티에 참석해 아이들의 완치를 축하했다.

■가천대길병원 “키르기스스탄 어린이 새생명 찾아줘”

가천대길병원이 무료로 심장병수술을 진행한 키르기스스탄 어린이 3명이 15일 무사히 출국했다고 밝혔다.

가천대길병원에 따르면 이번 수술은 한국구세군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해외의료지원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또 여의도순복음교회, 비젼k,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가 후원에 동참했다.

가천대길병원은 수술치료가 필요한 어린이 3명을 선정해 9월 27일 초청했다. 수술은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고 11일 완치 축하행사도 가졌다는 전언이다.

수술을 받은 어린이들은 1살의 카낫벡, 2살의 누리슬람, 그리고 3세의 아슬잣이다. 세 어린이는 모두 심실중격결손증을 앓고 있었다. 특히 아슬잣은 심방중격결손증도 함께 앓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모두 가천대길병원에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건강을 회복해 퇴원하게 됐다.

가천대길병원 김양우 병원장은 “가천대길병원은 박애, 봉사, 애국의 미션 아래 1992년부터 매년 지속적으로 심장병 어린들에게 건강을 찾아주고 있다”며 “어린이들은 그 나라의 희망이기에 어린이의 건강은 해당 나라의 건강한 미래와 직결돼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슬잣 아버지는 “현지에서는 수술치료를 받아야 했으나 길병원에 와서 수술이 아닌 시술로 치료를 할 수 있어 더욱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편지를 낭독하면서 눈물을 흘렸고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가천대길병원은 1996년부터 해외에서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를 초청해 치료해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17개국 426명의 어린이를 치료했다. 이 가운데 2013년부터는 한국구세군과 해외 심장병환자 치료와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총 36명에게 건강한 새생명을 되찾아줬다. 이번 하반기에는 우즈베키스탄 심장병 어린이 6명을 추가로 초청해 치료할 예정이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내과 유창범 교수는 직장암으로 고생하는 카자흐스탄 환자에게 건강한 미소를 되찾아줬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내과 유창범 교수는 직장암으로 고생하는 카자흐스탄 환자에게 건강한 미소를 되찾아줬다.

■순천향대부천병원 “희망 찾아온 환자에게 제2의 삶 선사”

순천향대부천병원이 2일 소화기내과 유창범 교수가 카자흐스탄 직장암환자를 외과적수술 없이 내시경시술로만 치료해 제2의 삶을 선물했다.

순천향대부천병원에 따르면 벡자노바 아이술루(여·55세)씨는 카자흐스탄에서 직장에 약 10cm 정도의 종양이 자리 잡은 관상융모상선종으로 진단받았다.

카자흐스탄에서 크기가 큰 선종은 장을 제거한 후 인공항문 ‘장루’를 만드는 외과적수술로 치료한다. 하지만 인공항문인 장루는 평생 변을 배출하는 주머니를 몸에 달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아이술루 씨는 다른 치료방법을 찾기 위해 순천향대부천병원을 방문했다. 검사결과 선종이 아닌 선암으로 재진단받았다. 이에 소화기내과 유창범 교수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외과적 수술이 아닌 내시경시술로 암과 주변 조직 11cm 가량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다. 무엇보다 내시경만으로 암을 제거했기 때문에 흉터도 남지 않고 회복도 빨랐다.

아이술루 씨는 “선종이 아닌 선암으로 정확히 진단하고 평생 장루 주머니를 달고 살아야 하는 외과적 수술 대신 내시경으로 암을 깨끗이 치료해주신 유창범 교수님을 비롯해 모든 의료진께 정말 감사하다”며 “내게 2번째 인생을 주신 것이나 다름없고 병원 생활에 도움을 준 국제의료협력팀 외국인 코디네이터들에게도 고맙다”고 감정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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