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삶의 질 위해 초기부터 ‘뇌 전이’ 치료 고삐 당겨야
폐암, 삶의 질 위해 초기부터 ‘뇌 전이’ 치료 고삐 당겨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0.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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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대부분 진단 초기부터 뇌 전이 동반
치료 적기 놓치지 않으려면 초기에 효과적인 표적치료제 선택 중요
폐암은 다른 장기로 잘 전이되는 특성이 있다. 그중 흔한 것이 뇌 전이로 두통, 어지럼증뿐 아니라 언어, 보행장애 등을 일으켜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폐암은 다른 장기로 잘 전이되는 특성이 있다. 그중 흔한 것이 뇌 전이로 두통, 어지럼증뿐 아니라 언어, 보행장애 등을 일으켜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료제의 발달로 암 환자들의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지만 환자들은 여전히 ‘전이’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특히 폐암은 안 그래도 다른 암보다 발견이 늦고 예후가 좋지 않은데 다른 장기로 전이까지 잘 되는 고약한 특성이 있다.

폐암은 특히 ‘뇌 전이’가 흔히 나타난다. 아시아인에서 흔한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폐암은 세포크기에 따라 소세포·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 전체 폐암의 90% 이상이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대부분 진단 초기부터 뇌 전이가 동반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보고된 바에 따르면 이들 5명 중 1명에서 진단 초기부터 뇌 전이가 동반되며 치료과정에서도 10명 중 약 4명(44%)의 환자에서 뇌 전이가 발생한다.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폐암이 뇌로 전이될 경우 두통, 어지럼증뿐 아니라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폐암은 호흡곤란, 혈담(가래에 피가 섞여 나옴), 천명음(쌕쌕거리는 소리), 가슴통증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큰데 이렇게 뇌 전이까지 동반되면 삶의 질이 더욱 심각하게 떨어진다.

■표적치료제 등장으로 변화된 폐암 치료환경

다행히 폐암에도 표적치료제가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고무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표적치료제는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유전자만을 표적으로 삼아 억제하는 원리로 일반 항암제보다 효과는 크면서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암 세포 성장과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티로신키나제를 억제하는 EGFR 티로신키나제억제제(이하 EGFR-TKI제제)가 표적치료제로 사용됐다.

1세대 표적치료제로 이레사(성분명 게피니티브)와 타쎄바(성분명 엘로티닙), 2세대 표적치료제로 지오트립(성분명 아파티닙)이 사용됐는데 대다수 환자가 1차 치료 후 시간이 지나면 2차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 암이 재발하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보고된 바에 따르면 EGFR-TKI제제의 경우 환자의 절반이 ‘T790M’이라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다.

뇌 전이는 폐암 치료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하는 요소다. 다행히 뇌 전이에도 효과를 보이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뇌 전이는 폐암 치료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하는 요소다. 다행히 뇌 전이에도 효과를 보이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뇌 전이에 효과적인 표적치료제 개발…초기 선택 중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EGFR T790M변이를 타깃으로 삼아 억제하는 3세대 표적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개발됐다. 타그리소는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을 포함한 78개국에서 EGFR 변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며 한국에서는 지난해 12월 26일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환자의 1차 치료에 대한 국내 적응증을 획득했다.

특히 타그리소는 뇌 전이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EGFR-TKI 치료 경험이 있는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임상연구 AURA3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뇌전이 폐암환자 중 타그리소 치료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은 11.7개월로 백금기반 이중 항암화학요법군의 5.6개월에 비해 2배 이상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타그리소는 뇌 전이 진행위험을 막는 데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타그리소 임상 3상 연구인 FLAURA 연구에 따르면 타그리소는 뇌 전이를 포함한 중추신경계 전이를 동반한 환자들의 질병 진행위험을 52% 감소시켰으며 새로운 중추신경계 병변 발생으로 인한 질병 진행 역시 타그리소 군에서 12%로 대조군이 보인 수치인 30%보다 낮게 나타났다.

타그리소를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따르면 타그리소는 기존 EGFR-TKI 치료제와 다르게 혈액 뇌 장벽(Blood-Brain-Barrier, BBB)을 통과해 높은 농도로 뇌에 분포, 뇌 전이 환자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는 “종양이 뇌로 전이되면 두통 등의 통증이 심각할 뿐 아니라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 중추신경계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무엇보다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환자들은 대개 진단 초기부터 뇌 전이가 동반되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등장한 3세대 EGFR-TKI제제 등 뇌 전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를 초기에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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