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새콤달콤 포도, 반려견에겐 금기 음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새콤달콤 포도, 반려견에겐 금기 음식
  • 김하나 24시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팀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19.10.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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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팀장
김하나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팀장

여름이 지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어김없이 포도를 먹고 응급실을 찾는 반려견이 많다. 포도는 맛도 좋고 개가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여서 보호자가 간식으로 주기도 한다. 식욕이 좋은 개는 보호자가 포도를 먹고 쌓아둔 포도 껍질을 먹어 치우기도 한다.

포도는 반려견의 신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키는 독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반려견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포도를 섭취한 개는 급격하게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포도의 어떤 성분이 반려견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포도의 종류, 재배 지역, 농약 사용 여부, 섭취량과 상관없이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포도 몇 알을 섭취한 후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한 케이스도 많이 보고됐다. 포도주스나 포도즙 섭취도 주의해야한다.

포도를 먹은 반려견은 몇 시간 이내로 구토한다. 식욕을 잃고 기력이 떨어지며 복통을 호소하고 설사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몇 시간에서 수일간 계속될 수 있다. 포도를 섭취해 신장기능이 떨어진 반려견은 평소보다 배뇨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핍뇨가 나타나고 배뇨를 전혀 하지 못하는 무뇨 상태가 지속하다 사망하기도 한다.

반려견이 포도를 섭취했거나 섭취한 것으로 의심된다면 이른 시간 안에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포도를 섭취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면 구토를 유발해서 위에서 포도를 제거하고 전신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섭취한 포도를 흡착해서 배출되도록 하는 활성탄을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액치료도 추천한다. 빨리 응급처치를 받는다면 대부분 예후는 좋은 편이다.

응급처치 이후에도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로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배뇨량과 빈도를 확인해 환자에게 급성 신부전이 나타나는지 살펴야 한다. 포도 섭취 후 3일간 신장 기능이 정상이라면 급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위험은 낮다. 그러나 적극적인 응급처치와 집중 치료에도 배뇨량이 늘지 않고 신장기능이 계속 악화하는 환자는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는 복막 투석이나 혈액 투석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어떤 반려견은 평생 포도를 간식으로 먹고도 건강하게 잘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포도를 먹고 급성 신부전으로 사망에 이르는 반려견이 수없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포도의 어떤 성분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반려견의 건강을 해치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반려견에게 포도를 급여하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소중한 가족의 일원인 반려견이 포도 때문에 건강을 잃는 일이 없도록 포도나 건포도를 간식으로 급여하지 말고 보호자가 포도를 먹고 난 후 음식쓰레기는 반려견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서 관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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