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생각지 못한 ‘배뇨장애’…그 원인은?
환절기 생각지 못한 ‘배뇨장애’…그 원인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0.21 0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민성방광은 특히 여성에서 발병위험이 높다고 알려졌다. 자주 소변이 마렵고 또 화장실에 가기 전 소변이 새는 등의 문제 때문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온변화가 심한 환절기 급작스런 배뇨증상으로 비뇨의학과를 찾는 환자들이 많다. 일단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환에 취약해지는 데다 방광이나 전립선 등 배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들도 예민해져서다. 기온저하로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량이 줄면서 소변량이 증가하는 것도 원인이다. 의심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과민성방광’과 ‘전립선비대증’이다.

■남녀 모두에게 고역 ‘과민성방광’주의보

과민성방광은 방광이 지나치게 수축해 소변이 채 차지 않았는데도 자주 급작스럽게 참을 수 없이 소변이 마려운 질환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 발생위험이 높아지는데 일단 아래 사항에 한 가지로도 해당하면 과민성방광을 의심해야한다.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본다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난다 ▲소변이 마려우면 자제할 수 없고 때론 흐른다 ▲자주 갑작스럽게 강한 요의를 느낀다 ▲소변이 흘러 옷이 젖는 것을 대비해 패드를 사용한다 ▲외출했을 때 화장실 찾는 것이 걱정돼 물, 음료수를 삼간다 ▲낯선 곳에 가면 습관적으로 화장실이 있는 곳을 확인한다 ▲근처에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곳이면 가지 않으려 한다

과민성방광은 생명에 위협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이처럼 증상 자체만으로 일상생활을 방해해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린다.

특별한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지만 복압성요실금이나 신경인성방광(뇌졸양,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 골반수술, 출산시신경손상 등으로 방광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됨), 요도 및 질의 감염 등의 원인질환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 또 우울증 등 심리적인 문제로도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성은 호르몬감소로 안해 방광이 위축되면서 폐경기에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으며 남성은 전립선에 문제가 생길 경우 방광에 힘을 많이 주게 되면서 방광근육의 노화가 빨리 진행, 과민성방광에 더욱 취약해진다.

과민성방광은 가장 기본적으로 방광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저녁 물 섭취 줄이기 ▲시간배뇨 및 급박뇨 조절(요의를 느끼거나 소변이 새기 전 배뇨하도록 의도적으로 시간간격을 유지하며 배뇨하는 훈련) ▲골반근육운동(항문 괄약근을 5~10초간 천천히 힘을 줘 수축시켰다가 다시 이완) 등의 행동요법을 통해 치료한다.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비뇨의학과 이소연 교수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신경조절치료와 방광 내에 보톡스를 주입하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며 “평소 생활에서는 체중조절, 수분·카페인·탄산음료 과다섭취 자제, 금연·금주 등을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남성은 나이 들수록 전립선건강을 꼭 챙겨야한다. 특히 전립선비대증은 50대 이상 남성의 절반 이상이 앓을 만큼 흔한 질환이라 정기검진을 통해 미리 대비에 나서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성…‘전립선비대증’주의보

특히 남성들은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소변을 못 보는 증상으로 비뇨의학과를 찾는다. 이 경우에는 전립선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전립선은 약 20g 정도의 호두만 한 크기로 정액을 생성하고 정자의 생존과 활성을 책임지며 배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작던 전립선은 나이가 들면 점점 커져 요도를 좁게 만들어 각종 배뇨증상을 일으킨다. 이를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한다. 전립선비대증은 주로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돼 50대에는 50%, 60대에는 60%, 70대에는 무려 70%에서 나타나는 매우 흔한 남성질환이다.

이처럼 전립선비대증은 신체구조가 바뀌면서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환절기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증상이 심해진다.

일단 기온저하로 땀이 안 나면서 체내 수분 배출량이 늘어나 소변이 자주 마렵다. 하지만 막상 소변을 보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고 소변을 봐도 개운치가 않다. 오줌 줄기도 평소와 달리 약해진다.

환절기 복용하는 감기약도 영향을 미친다. 항히스타민과 에페드린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은 방광경부와 요도를 조이게 해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육형동 교수는 “전립선비대증 초기에는 각종 배뇨장애 증상이 주로 나타나지만 만일 방광 내 소변이 다 비워지지 않은 상태로 병이 진행되면 소변정체로 인해 방광염이나 방광 내 결석이 생길 위험이 증가한다”며 “방광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방광 압력이 높아지면 신장에서 소변이 잘 못 내려오거나 역류하는 수신증 등이 이차적으로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과민성방광과 전립선비대증은 꾸준한 치료와 더불어 식사 및 수분섭취 조절, 규칙적인 운동, 배뇨습관조절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개선도 뒷받침돼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민성방광과 전립선비대증은 꾸준한 치료와 더불어 식사 및 수분섭취 조절, 규칙적인 운동, 배뇨습관조절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개선도 뒷받침돼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따라서 전립선비대증은 의심되는 즉시 치료해야한다. 주된 치료방법은 약물치료와 수술이다. 과거에는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했다. 수술은 소변을 전혀 못 보는 급성요폐가 발생하거나 방광 기능이 떨어진 경우, 환자가 매일 약을 먹기 힘들어할 때 고려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광기능을 잘 보존하기 위해 조기에 수술하는 것이 권장되는 추세다.

육형동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은 약물만으로 완치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약물치료는 소변을 편히 보게 하고 더 이상 방광기능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등 증상조절이 목적이고 수술은 소변이 지나가는 길을 막고 있는 전립선을 잘라 소변길을 넓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개선도 필요하다. 육류, 맵고 짠 음식, 커피 등의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 채소, 과일, 생선 등을 고루 섭취한다. 금연, 금주를 실천하고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않는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50세가 넘으면 연 1회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PSA는 전립선의 상피세포에 합성되는 단백분해효소로 전립선에 문제가 있으면 항원수치가 높게 나온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편하게 전립선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